NC 박건우(왼쪽), 손아섭. 스포츠동아DB

NC 박건우(왼쪽), 손아섭. 스포츠동아DB


올 시즌을 앞두고 NC 다이노스 외야진에는 큰 변화가 생겼다. 팀의 상징과도 같던 나성범(33)이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KIA 타이거즈로 이적했다. 이에 NC는 발 빠르게 움직여 박건우(32)와 손아섭(34)을 동시에 영입했다. 공수를 겸비한 국가대표 외야수 2명을 잡아 나성범의 빈자리를 채우겠다는 의지였다.

그래도 우려는 가시지 않았다. 나성범은 지난 9시즌(2013~2021시즌) 동안 7차례 20홈런, 3차례 30홈런을 터트린 거포다. 이 기간 타율도 0.312로 정확성 또한 높았다. 무엇보다 언제든 홈런으로 경기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해결사였기에 그 빈자리를 완벽히 메울 수 있을지 장담하기는 어려웠다.

나성범이 대포라면 박건우와 손아섭은 기관총이다. 콘택트 능력과 빠른 발, 강한 어깨를 지녔다. 중장거리 타자의 유형인데, 매년 두 자릿수 홈런을 쳐낼 수 있는 파워는 갖췄다고 평가받았기에 그 결과에 관심이 쏠렸다.

시즌의 절반 이상을 보낸 시점에서 손익을 따져보면 어떨까. 25일까지 나성범은 올 시즌 86경기에서 타율 0.314, 12홈런, 57타점, 출루율 0.411을 기록했다. 소위 말하는 ‘괴물급’ 성적으로 보긴 어렵지만, KIA 타선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홈런 12개 중 7개를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쳐낸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박건우와 손아섭도 이름값을 해내고 있다. 박건우는 55경기에서 타율 0.354, 4홈런, 35타점, 출루율 0.420의 성적을 냈다. 손아섭은 80경기에서 타율 0.300, 4홈런, 24타점, 출루율 0.359다. 두 타자 모두 3할대의 타율로 변함없는 콘택트 능력을 뽐냈다. 부상 때문에 박건우는 41일간, 손아섭은 14일간 1군에서 빠졌지만, 그라운드를 누빌 때만큼은 가치를 입증했다.

다만 득점생산 측면에선 아쉬움이 남는다. 규정타석을 기준으로 올 시즌 리그 평균이 5.61인 경기당 득점생산(RC/27)으로 살펴보면 박건우는 7.63, 손아섭은 5.92다. 반면 나성범은 8.61로 10개 구단 타자들 중 3위다. 홈런의 차이가 득점생산의 차이로 이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NC로선 외국인타자 닉 마티니가 타율 0.304, 12홈런, 54타점, RC/27 7.06으로 기존의 애런 알테어를 성공적으로 대체한 터라 장타력의 감소는 분명 아쉬운 대목이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