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서튼 감독. 스포츠동아DB

롯데 서튼 감독. 스포츠동아DB


“선데이즈 게임 이즈 선데이즈 게임(Sunday’s game is Sunday’s game·일요일 경기는 일요일 경기일 뿐이다).”

롯데 자이언츠 래리 서튼 감독(52)은 26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 앞서 이 말을 반복했다. 24일 사직 KIA 타이거즈전에서 당한 KBO리그 역대 최다 점수차 패배(0-23)에도 개의치 않는다는 뜻으로 읽혔다.

2022년 7월 24일. 롯데로선 기억하고 싶지 않은 날이다. 홈팬들 앞에서 무려 26안타(3홈런) 23실점으로 무너지면서 역대 최다 점수차 패배(종전 22점)를 떠안았다. 선발투수 글렌 스파크맨이 3이닝 9안타 6실점으로 강판된 뒤 나선 계투진도 마치 도미노처럼 쓰러져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팬들도 단단히 뿔이 났다. 5회가 끝난 시점에서 0-21까지 스코어가 벌어지자 성난 홈팬들은 오히려 원정팀 KIA의 안타에 환호했고, 응원단장이 이를 제지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졌다. 또 롯데 구단 공식 소셜미디어(SNS)에 경기 결과 포스팅이 올라오자 30여분 만에 2000개가 넘는 비난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그러나 서튼 감독은 크게 개의치 않았다. “코칭스태프는 물론 선수 개개인과도 면담했다. 경기 직후는 물론 오늘 오전까지도 ‘우리가 성장해야 하는 부분에 집중하고, 긍정적인 측면에 희망을 갖자’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일요일 경기는 일요일 경기일 뿐이다. 원하는 결과가 나오진 않았지만, 야구의 일부분”이라고 밝혔다. 이어 “빗맞은 타구들이 안타가 되면서 흔들렸고, 우리도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면서도 “일요일 경기는 일요일 경기다. 그렇게 졌다고 시즌이 멈추진 않는다. 지난 부분은 잊고 리셋해야 한다. 최선을 다해 달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표정에는 평온함마저 감돌았다.

잠실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