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 싸이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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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기는 영화만큼이나 현장도 정말 재미있었죠.”

코미디 영화 ‘육사오’ 촬영을 돌이키는 배우 박세완(28)이 입가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극장서 ‘헌트’, ‘한산: 용의 출현’ 등 대작 영화들이 상영 중인 가운데, ‘육사오’가 실시간 예매율 1위까지 차지하고 있으니 더욱 “기쁘다”고 했다.

군사분계선을 넘어 날아가 버린 1등 로또 복권을 두고 남북한 군인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코미디 영화에서 그는 대남 선전방송을 담당하는 북한 군단전선대 병사를 연기했다. 북한 GP 상급병사를 연기한 이이경과 남매, 로또 복권을 되찾기 위해 북으로 넘어오게 된 남한 말년병장을 연기한 고경표와 로맨스 호흡을 펼쳤다.

영화 개봉 하루 전인 23일 서울 삼청동 카페에서 만난 박세완은 “현장서 분위기 메이커인 음문석(고경표의 상관 역) 오빠를 중심으로 모두 모여 수다를 떨었다. 지금까지도 매일매일 단체 대화방으로 수다를 떨고 있다”며 웃었다.

●“군인 역할, 군필자 오빠들 도움 받았죠.”

캐릭터 준비를 위해 촬영 전부터 “북한 사투리 선생님과 한 달 동안” 연습에 매달렸다. “문장 단위로 녹음된 선생님의 목소리”를 음악을 듣듯 듣고 또 들었다. 일상생활을 할 때 쓰는 사투리와 군인으로써 쓰는 사투리를 “다르게 연습”했다.

“선생님께서 똑같은 북한말이라도 군인이 쓰는 말과 일반인이 쓰는 말은 다르다고 하시면서 현빈 선배님이 북한말로 연기하셨던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과 영화 ‘공조’를 예로 들어주셨어요. 제가 부산 출신이라 사투리가 심했는데 대학 때 서울에 올라오고 연습해서 사투리를 고친 거였거든요. 그때 기억을 떠올리며 북한 사투리도 익히려 했어요.”

사투리 연습보다 어려웠던 건 “경례 자세”다. 프로페셔널한 군인 캐릭터이기 때문에 “경례 자세가 어색해 보이면 관객의 몰입도 힘들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손을 어디까지 올려야 하는지 손가락 모양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굉장히 신경 쓰이더라고요. 현장서 고경표, 이이경 등 ‘군필자’ 오빠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죠.”


●“올해 주연작만 세 편, 행복해요”

“맞는 역할을 주로 했던” 전작들과 달리 이번 영화에서는 “시원하게 때리는 연기”도 많았다. 특히 치근덕거리는 상사(윤병희)를 시원하게 두들겨 패는 장면의 촬영을 잊을 수 없다고 돌이켰다.

“하필 그 장면이 첫 촬영이었어요. 윤병희 선배님이랑 처음 만나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자마 뺨을 때려야 했어요. 선배님은 괜찮다고 편하게 하라고 하셨는데 진짜 죄송해서 미치겠더라고요. 촬영을 마치고 집에 가니까 온몸에 긴장이 다 풀려서 바로 기절해 버렸죠.”

‘육사오’에 앞서 6월 공개한 왓챠 오리지널 시리즈 ‘최종병기 앨리스’, 내달 28일 개봉하는 뮤지컬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까지 올해 주연작을 세 편이나 선보이게 됐다. 잇따른 주연작 공개가 “부담”되기보다는 “행복하고 설렌다”는 박세완이다.

“작년부터 주변에서 저는 쉬지 않고 작품을 촬영했는데 주변에서 계속 ‘대체 넌 언제 나오냐’고 했었어요. 엄마까지도 그렇게 말했을 정도니까요. 그래서 올해 이렇게 많은 작품을 보여드릴 수 있게 돼서 정말 기뻐요. 특히나 세 작품 모두 촬영하면서 정말 행복했던 작품들이라서 다음 달 개봉하는 ‘인생은 아름다워’도 빨리 보여드리고 싶어요.”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