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션 많아’ 벤투가 외면한 이강인, 포지션 다양화로 활로 뚫었다…9월의 운명은?

이강인.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이강인(21·마요르카)의 상승세가 매섭다. 2022~2023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매 라운드 맹위를 떨치고 있다. 8월 3경기에서 1골·1도움으로 팀에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아틀레틱 빌바오와 개막전(0-0 무)부터 선발출전한 그는 레알 베티스와 2라운드(1-2 패)에선 어시스트, 라요 바예카노와 3라운드(2-0 승)에선 골을 각각 신고했다.
이런 놀라운 페이스에 라리가 사무국은 이강인을 3라운드 베스트11에 선정한 데 이어 1일(한국시간)에는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FC바르셀로나·4골),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2골·1도움), 이아고 아스파스(셀타 비고·3골) 등과 함께 ‘8월의 선수’ 후보에 올렸다. 기록 면에선 이강인이 다소 뒤지지만 경쟁력을 인정받은 셈이다.

이강인이 진가를 발휘할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로는 포지션 다양화가 꼽힌다. 공격형 미드필더가 주 포지션이지만, 올 시즌에는 조금 다른 역할을 맡고 있다. 5-4-1 포메이션으로 꾸려진 개막전에선 오른쪽 윙어, 나머지 2경기에선 5-3-2 포메이션의 전방에 배치돼 인상적 활약을 펼쳤다.

이제 시선은 국가대표팀 복귀로 향한다. 11월 개막할 2022카타르월드컵을 준비 중인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은 지난해 3월 원정 한·일전 이후 1년 넘도록 그를 뽑지 않고 있다.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과 최종예선, 올해 6월 A매치 4연전을 모두 건너뛰었다.

이강인을 제외한 데 대해 벤투 감독은 “해당 포지션(공격형 미드필더)에 활용 옵션이 많다”며 “여러 역할을 소화하는 선수들이 있다”고 설명하곤 했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한정했을 때 발이 빠르지도, 활동폭이 넓지도 않은 이강인은 중용받기 어려웠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측면과 최전방을 오가며 실력을 입증하고 있어 벤투 감독에게 매력적 옵션이 될 수 있다. 과거 일본대표팀을 지휘한 하비에르 아기레 마요르카 감독은 “이강인은 더 이상 보조자가 아니다. 팀에서 가장 재능 있는 그가 꼭 필요하다”고 극찬했다.

‘벤투호’는 코스타리카(23일·고양)~카메룬(27일·상암)과 9월 A매치 2연전을 치른다. ▲꾸준한 출전 및 활약 ▲멀티 포지션 등 자신이 줄기차게 강조해온 기준을 충족시킨 이강인을 벤투 감독이 뽑지 않을 이유는 현재로선 전혀 없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