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주민규.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주 주민규.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1(1부) 득점 선두 자리를 꿰찬 주민규(32·제주 유나이티드)가 경쟁자가 돌아오기 전 마지막 ‘빈집털이’에 나선다.


무고사가 인천 유나이티드를 떠나 일본 J리그 비셀 고베로 이적한 뒤 잠잠하던 K리그1 득점왕 경쟁에 다시 불이 붙었다. 제주 주민규가 2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FC와 ‘하나원큐 K리그1 2022’ 29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시즌 15호 골을 뽑았다. 2개월 넘게 무고사(14골)가 차지하고 있던 득점 선두 자리를 빼앗았다.


한동안은 주민규가 득점왕 레이스를 홀로 끌고 갈 전망이다. 13골의 조규성(김천 상무)은 7일 전역을 앞두고 있어 공식경기에 나서지 않고 있다. 원 소속팀 전북 현대로 복귀한 뒤에야 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 전역 직후인 10일 대구FC전을 통해 전북 복귀전을 치를 수도 있지만, 지난달 5일 성남FC전이 마지막 출전이었던 터라 곧장 제 기량을 발휘할지는 불투명하다.


2년 연속 득점왕 등극을 노리는 주민규로선 서둘러 간격을 벌려야 한다. 제주가 K리그2(2부)에서 승격한 첫 해인 2021시즌 그는 리그 최다인 22골을 터트렸다. 2016시즌 광주FC 소속의 정조국(현 제주 코치·20골) 이후 5년 만에 탄생한 토종 득점왕이었다. 올 시즌에도 주민규가 리그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는다면, K리그 최초로 국내선수의 2년 연속 득점왕 등극이라는 대기록을 쓸 수 있다.


6일 오후 7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인천과 30라운드 홈경기가 절호의 기회다. 예감은 나쁘지 않다. 주민규는 올 시즌 인천과 2차례 맞대결에서 3골을 뽑는 등 강한 면모를 보였다. 4월 원정경기에선 멀티골을 뽑아 2-2 무승부에 기여했고, 6월 홈경기에선 후반 막판 결승골로 2-1 승리에 앞장섰다.

제주 주민규.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주 주민규.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주로서도 주민규의 득점포가 절실하다. 2023~2024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 획득을 위해 승점 적립이 간절하다. 8월 홈 3연전에서 승점 4(1승1무1패)를 쌓는 데 그쳤고, 2일 수원FC전에서도 2-2로 비겨 치고 올라갈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현재 11승9무9패, 승점 42로 3위 포항 스틸러스(13승9무7패·승점 48)와 간격은 승점 4로 벌어져 있다.


남기일 제주 감독 역시 주민규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수원FC전을 마친 뒤 남 감독은 “주민규의 장점은 문전에서 득점력이다. 많은 찬스를 만들지는 못했지만, 필요한 때 골을 넣었다”며 “이번 골 덕분에 다음 인천전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raul164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