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스미스. 사진제공 | WKBL

삼성생명 스미스. 사진제공 | WKBL


데뷔전부터 대박을 터트릴 조짐을 보여줬다. 2022~2023시즌 신인드래프트 1순위로 뽑힌 용인 삼성생명 가드 키아나 스미스(23·178㎝)가 첫 경기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스미스는 31일 부천 하나원큐와 원정경기에서 33분22초를 뛰며 21점·4리바운드·5어시스트의 활약을 펼쳤다. 여자프로농구 단일리그 첫 시즌인 2007~2008시즌 이후 데뷔전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린 신인으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스미스는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해외동포 선수다. 미국의 농구명문 루이빌대를 졸업한 뒤 2022시즌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LA 스파크스 소속으로도 11경기를 뛰었다. 동포선수 자격을 인정받아 WKBL(한국여자농구연맹) 신인드래프트에 참가했고, 데뷔 이전부터 강력한 신인왕 후보 중 한 명으로 지목됐다.

사령탑과 동료들의 믿음도 두텁다. 삼성생명 임근배 감독은 “(스미스는) 팀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줄 수 있는 선수”라며 “우리가 힘든 상황이 왔을 때도 역할을 해줄 것이다. 기대해도 좋다”고 칭찬했다. 주장 배혜윤도 “젊은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먼저 동료들에게 다가가려 하고, 성격이 밝다”며 “특히 슛 동작 등은 다른 선수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생명 스미스. 사진제공 | WKBL

삼성생명 스미스. 사진제공 | WKBL


여자프로농구 무대에서 신인이 데뷔전부터 두각을 나타내긴 쉽지 않다. 완전히 다듬어지지 않은 채로 프로에 첫발을 내딛는 게 일반적이고, 수비전술 등 동료들과 호흡도 중요하기에 시작부터 코트를 밟는 것 자체가 어렵다. 그러나 스미스는 그 우려를 완전히 뒤집으며 기대감을 한껏 드높였다.

탁월한 슛 감각이 돋보였다. 드리블 직후 스텝-백 3점슛을 시도한 장면은 팬들의 감탄을 자아냈고, 수비가 붙어있는 상황에서도 거침없이 공격본능을 뽐냈다. 패스를 받은 뒤 슛까지 이어지는 속도 또한 상당히 빨랐다. 이해란, 강유림, 이주연 등 경쟁력 있는 젊은 피를 여럿 보유한 가운데 스미스가 지금과 같은 활약을 이어간다면, 삼성생명은 올 시즌 판도를 뒤흔들 ‘태풍의 눈’이 될 수 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