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KBO 기술위원장이 LG 지휘봉을 잡았다. 3년의 계약기간 내 우승을 다짐한 염 감독은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총동원해 2002년 이후 한국시리즈에 오르지 못한 LG의 오랜 한을 풀어주겠다는 의지다. 스포츠동아DB

염경엽 KBO 기술위원장이 LG 지휘봉을 잡았다. 3년의 계약기간 내 우승을 다짐한 염 감독은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총동원해 2002년 이후 한국시리즈에 오르지 못한 LG의 오랜 한을 풀어주겠다는 의지다. 스포츠동아DB


LG 트윈스가 선택한 ‘우승청부사’는 염경엽 감독(54)이었다. 6일 염 신임 감독과 계약기간 3년 총액 21억 원(계약금 3억+연봉 5억+옵션 3억 원)에 사인을 마쳤다. 4일 류지현 전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는다고 발표한지 이틀만이다.

염 감독은 2013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사령탑을 맡아 감독으로 첫 발을 뗐다. 이후 2016년까지 4년간 2014년 한국시리즈(KS) 진출을 포함해 매년 팀을 포스트시즌(PS)으로 이끌었다.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감독 부임 첫해인 2019년에도 팀을 플레이오프(PO)에 올렸다. 기본기와 디테일을 강조하면서도 늘 새로운 시스템을 연구하는, ‘공부하는 사령탑’으로 통했다.

LG 구단과 염 감독은 4일 연락을 주고받은 뒤 5일 만나 합의에 이르렀다. LG 구단, 팬들과 염 감독의 지향점이 같다는 점도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염 감독은 6일 스포츠동아와 통화에서 “마지막 꿈이 감독으로 우승하는 것”이라며 “LG 팬들의 염원도, 내 꿈도 똑같다. 팬들에게 보답하는 게 감독의 의무”라고 밝혔다. 이어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결과를 내는 것이다. 그동안 실패를 경험하며 과정보다 결과가 중요하다는 사실도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올해 KS 진출 실패는 LG가 류 전 감독과 계약을 연장하지 않은 결정적 이유다. 2002년 이후 KS 무대조차 밟아보지 못한 만큼 우승에 대한 열망이 강하다. 김인석 LG스포츠 대표이사도 5일 염 감독과 만나 “우리의 목표는 최소한 KS 진출과 우승”이라며 “염 감독님 성격상 KS 진출과 실패의 경험 모두 자양분이 됐을 것이다. 그 부분에 더 가능성을 보고 선택했다”고 전했다. 염 감독도 “목표는 LG의 우승”이라고 외쳤다.

염 감독은 “LG 선수들이 정말 잘 성장했다. 그 좋은 시스템들을 이어받아 젊은 선수들의 연속성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꾸준히 고점을 찍으며 기량을 유지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 젊은 선수들이 성장하면 성적은 따라온다.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팀도 더 단단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어진 선수로 최선을 다하는 게 내 역할이다. 선수단 구성은 프런트가 한다. 나도 프런트를 해봤기에 모두가 힘을 합쳐 나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