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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테일, 올해 포스트시즌(PS)을 관통한 키워드다. 공격 시 한 베이스를 더 가는 플레이로 짜내는 1점과 수비 시 불필요한 진루 허용으로 내주는 1점이 쌓여 승패를 가른다. 팀당 144경기 체제의 장기 레이스가 아닌, 한 경기 한 경기에 희비가 엇갈리는 PS에선 그 작은 차이에 따라 우승컵이 왔다 갔다 한다.

SSG 랜더스-키움 히어로즈의 올해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도 디테일의 차이가 다른 결과를 만들었다. 두 팀 모두 한 차례씩 디테일로 인해 울고 웃었다.

키움의 7-6 승리로 끝난 1일 1차전부터 명확하게 드러났다. SSG 우익수 한유섬은 2-0으로 앞선 5회초 2사 1루서 키움 송성문의 안타 때 공을 더듬는 바람에 1루주자 김휘집에게 홈을 내줬다. 이어진 2사 1·3루선 SSG 포수 김민식의 포일로 2-2 동점이 됐다. 내주지 않아도 됐던 2점이 결국 막판 승부를 가른 변수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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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가 8-2로 이긴 4일 3차전도 그랬다. 키움이 1-0으로 앞선 8회초 1사 후 유격수 김휘집의 송구 실책으로 동점 주자가 출루했고, 2사 1루서 후안 라가레스의 역전 결승 2점홈런이 터졌다. 반면 SSG는 8회말 2사 3루 위기서 바깥쪽 멀리 빠져나가는 박종훈의 투구를 포수 김민식이 몸을 던지며 막아낸 덕분에 흐름을 유지할 수 있었다. 9회초에는 키움 우익수 야시엘 푸이그의 무리한 3루 송구로 타자주자 김민식이 추가 진루에 성공한 게 빅이닝(6득점)의 단초가 됐다.

한 번의 실패가 흐름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기에 도루를 감행하는 것도 쉽지 않다. 2승2패로 맞선 4차전까지 양 팀 통틀어 도루 시도 횟수가 3회에 불과했던 이유다. 그 대신 최대한 기본을 지키며 위험요소를 최소화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디테일은 타선과 마운드의 변수를 줄이기 위한 수단이기도 하다. 남은 경기에서도 이에 따라 희비가 얼마든지 엇갈릴 수 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