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패티김이 7일 서울 영등포구 KBS 신관 공개홀에서 진행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불후의 명곡’ 무대에서 열창하고 있다. 사진제공|KBS

가수 패티김이 7일 서울 영등포구 KBS 신관 공개홀에서 진행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불후의 명곡’ 무대에서 열창하고 있다. 사진제공|KBS


KBS2 예능 ‘불후의 명곡’ 특집 출연

‘가을을 남기고 간 사랑’ 등 3곡 열창
26일부터 3주 걸쳐 공연 무대 공개
“관객 다시 만나러 올 것” 복귀 약속
후배들이 대표곡 재해석 무대 꾸며
“그동안 안녕들 하셨죠?”

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신관 공개홀.

짧게 자른 백발의 헤어스타일에 강렬한 무늬의 브라운 롱드레스 차림으로 무대에 오른 가수의 모습에 520여 방청객이 숨을 잠시 멈췄다. 가수의 얼굴에서도 긴장감이 한껏 묻어났다. 2012년 은퇴 선언 이후 10년 만의 무대. 하지만 가수는 이내 노련함의 여유와 미소를 드러냈다.

‘영원한 디바‘ 패티김(84). 26일부터 3주 동안 이어지는 KBS 2TV 예능프로그램 ‘불후의 명곡’의 주인공인 그는 이날 숨을 크게 내쉬며 마이크를 꼭 잡고 두 손을 양쪽으로 힘차게 내뻗으며 녹화의 막을 올렸다.

이날 그는 ‘이별’, ‘9월의 노래’, ‘가을을 남기고 간사랑’ 등 자신을 대표하는 세 곡을 열창했다. 여든의 나이에도 여전히 강렬한 에너지를 뿜어내자 방청객들은 열띤 박수와 환호성을 내질렀다. 10년 만에 느끼는 열기에 패티김도 끝내 눈물을 흘렸다.


●절친한 후배 이선희, 축하 깜짝 방문

이날 패티김은 드레스와 몸에 꼭 맞춘 블랙 슈트 등을 바꿔 입으며 전성기 시절의 화려함을 자랑했다. 꼬박 12시간이나 걸린 고된 녹화에도 폭발적인 성량과 진한 감성을 마음껏 드러냈다.

가수 박기영, 서제이, 황치열 등과 아이돌 그룹 DKZ,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첫사랑 등 총 14(개)팀 후배들은 ‘사랑은 생명의 꽃’, ‘빛과 그림자’, ‘사랑은 영원히’, ‘사랑이여 다시 한 번’ 등 대선배의 대표곡을 저마다 스타일로 재해석해 불렀다. 패티김은 이들의 무대에 “한류의 주역들로서 한국을 세계에 널리 알려 달라”고 격려했다. 절친한 후배 이선희는 10년 만에 무대에 오른 그를 축하하기 위해 꽃다발을 준비해 찾아와 감동을 안겼다.

그가 모든 출연자들과 함께 ‘서울의 찬가’를 부르면서 이날 무대의 열기가 정점에 달했다. 패티김은 “10대 아이돌부터 관록 있는 베테랑까지 다양한 후배들이 내 노래를 불러준 것이 흐뭇하고 대단히 만족스럽다”면서 “이번에는 10년 만에 왔지만 다음에는 조금 더 빨리 관객을 만나러 오겠다. 영원히 사랑한다”며 복귀를 약속했다.


●10대부터 60대까지 사로잡다

이날 방청객들은 전북 전주, 제주 등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이들이다. 패티김의 팬카페에서 ‘포에버 패티김’이라는 아이디로 활동 중인 16세 중학생, 독일에서 온 20대 대학생 등도 있었다. 이날 남편과 함께 왔다는 40대 조윤경 씨는 “패티김은 부모님이 정말 좋아하는 가수”라면서 “부모님과 ‘가을을 남기고 간사랑’ 등 히트곡을 다시 찾아 들으며 공연을 기다렸다”고 말했다.

후배들도 저마다 패티김에 얽힌 추억을 소개했다. 서제이는 “데뷔 이전부터 패티김의 창법부터 제스처까지 따라하며 노래를 연습했다”고 돌이켰다. 옥주현은 걸그룹 핑클로 활동한 1999년 패티김과 평양에서 공연을 펼쳤던 기억을 떠올렸다. 이어 “뮤지컬 ‘레베카’의 댄버스 부인 캐릭터를 패티김의 특징을 담아 완성했고, 덕분에 뮤지컬 배우로서 인정받게 됐다”며 그를 향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