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룩’ 차학연 “꿈꿔왔던 작품…이렇게 몰입한 적 처음”

배우 차학연이 16일 열린 ‘드라마 스페셜 2022’ 온라인 제작발표회 무대에 올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KBS

KBS 심리욕망 스릴러 ‘얼룩’ 주연 맡은 ‘팔색조 배우’ 차학연

불행 벗어나려는 가난한 음대생역
두달간 밤새도록 피아노 연습했죠
다음 작품은 사극…연기 변신은 ing

“새로워지고 싶어요!”

배우 차학연(32)이 눈을 반짝였다. 잠시라도 멈춰있던 적이 있었나 싶을 만큼 변화무쌍한 길을 걸어온 그다운 말이다. 차학연은 2012년 그룹 빅스의 리더로 가요계에 데뷔해 8년 가까이 ‘엔’이라는 예명으로 불렸다. 바쁜 그룹 활동에도 틈틈이 OCN ‘터널’, MBC ‘붉은 달 푸른 해’ 등 다양한 드라마에 출연하며 연기 경력을 쌓았다. 지난해부터는 본명인 차학연의 이름으로 여섯 편의 드라마에 쉬지 않고 나서왔다.

16일 선보인 KBS 2TV ‘드라마 스페셜 2022-얼룩’(얼룩)은 변신의 정점이 될 만하다. 차학연은 불행한 삶에서 벗어나고자 고군분투하는 음대생 역을 맡아 올해 여덟 편의 단막극을 선보이는 ‘드라마 스페셜’의 포문을 화려하게 열었다. 그는 이날 방송을 앞두고 열린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배우로서 가진 욕심과 맞닿은 작품”이라면서 “연기하면서 이렇게나 몰입했던 적이 있나 싶을 정도였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피아노 장면 두 달간 연습”

차학연은 극중 가난한 집안 형편 때문에 아르바이트 현장을 전전하는 음대생이다. 우연히 들어가게 된 집에서 피아노를 치다 범죄에 휘말리며 광기에 사로잡혀 가는 과정을 빠른 속도로 그렸다.

“드라마에서 피아노가 유일한 희망의 매개체예요. 그만큼 중요했고, 쉽지 않을 거라 예상했죠. 그럼에도 이야기의 메시지를 잘 전달하고 싶었어요. 부담감이 컸지만 ‘진짜 열심히 해야겠구나’ 마음먹고 시작했습니다.”

아이돌 시절부터 남다른 근성을 자랑해 ‘악바리’로 불려온 그는 이번에도 타고난 끈기를 발휘했다. 그는 “재능 있는 음대생”의 면모를 제대로 잘 보이기 위해 “피아노를 치고, 또 치는 수밖에 없었다”며 웃었다.

“출연을 결심한 날부터 바로 선생님을 소개받아 매일 레슨을 받고 수시로 연락드리며 궁금한 것을 물어봤어요. 두 달간 밤새가며 연습에만 매달렸죠. 건반에 색깔별로 스티커를 붙인 뒤 악보를 외울 때마다 하나씩 떼어가며 연습했어요. 대본을 보는 것보다 피아노 앞에 앉은 시간이 훨씬 길 거예요. 하하!”


●“배우로서 욕심 많아”

차학연은 지난해에도 tvN ‘드라마 스테이지-더 페어’를 통해 단막극을 한 차례 경험했다. tvN ‘마인’ 등 스릴러부터 ‘배드 앤 크레이지’의 액션 등 다양한 장르도 소화해왔다.

“캐릭터와 드라마를 통해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얼룩’은 제가 바라는 지점을 많이 가진 작품이었어요. 모든 순간 ‘언제 내가 길을 건넜지?’ 하고 놀랄 만큼 연기에 푹 빠졌죠. 그런 경험이 제게는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다음 무대도 일찌감치 정했다. 내년 초 방송할 MBC 새 드라마 ‘조선변호사’이다. 조선시대의 변호사 격인 외지부의 이야기를 그리며 사극에 도전한다.

“배우로서 대중에 새로운 얼굴을 많이 보여드릴 거예요. 많이 기대해주세요!”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