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권 NC 감독. 사진제공|NC 다이노스

강인권 NC 감독. 사진제공|NC 다이노스


NC 다이노스 불펜의 한 축을 든든히 지켰던 원종현(35)이 프리에이전트(FA)가 돼 팀과 작별했다. NC의 창단 첫해인 2012년부터 단 한 번도 공룡 유니폼을 벗지 않고 1군 통산 501경기에서 27승28패82세이브86홀드, 평균자책점(ERA) 4.02의 성적을 남긴 그의 이탈은 NC로선 결코 가볍지 않은 전력누수다.

C등급 FA라 인적보상이 필요하지 않았던 원종현이 19일 키움 히어로즈로 떠났다. 4년 총액 25억 원을 보장받고 이번 스토브리그 1호 FA 계약자가 됐다. 30대 중반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시속 140㎞대 후반의 강속구와 슬라이더를 지닌 투수라 불펜이 약한 팀에는 매력적이었다.

NC에선 올 시즌을 마치고 7명의 선수가 FA 시장에 나갔다. 원종현을 비롯해 포수 양의지, 내야수 박민우, 노진혁, 외야수 권희동, 이명기, 투수 이재학 등 모두 팀에 없어선 안 될 자원이다. 현실적으로 이들을 모두 잔류시키는 게 쉽지 않다. 구단이 “선택과 집중”을 강조한 이유다. 그러나 발 빠르게 접근한 키움에 원종현을 빼앗겼다.

원종현이 없는 NC 불펜은 상상할 수 없었다. 셋업맨과 마무리가 모두 가능한, 불펜의 1옵션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변화가 불가피하다. 누군가 원종현의 자리를 메워야 한다.

마무리투수 이용찬이 보직을 유지한다면, 김시훈과 심창민 등이 원종현의 공백을 채울 적임자다. 김진호 등 젊은 피들의 성장이 동반된다면 금상첨화다. 강인권 NC 감독은 김시훈의 선발 재전환을 고민하고 있지만, 원종현의 이탈로 고민이 커졌다. 김시훈은 1군 데뷔 시즌인 올해 불펜으로 52경기에서 3승3패11홀드, ERA 2.26을 기록했다.

올해 11경기에서 1승2패, ERA 14.21에 그친 심창민의 어깨도 무거워졌다. 심창민은 올해 극도의 부진 탓에 FA 자격을 얻고도 ‘재수’를 택했다. 성적은 부진했지만, 시속 140㎞대 후반의 빠른 공을 보유한 사이드암 투수라는 매력까지 사라지진 않았다. 준비과정에 따라선 가장 확실한 대체자가 될 수 있다. 익숙했던 불펜의 핵과 이별한 NC가 어떤 묘수를 들고 나올지 궁금하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