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 1개도 싫어했던 그때로” 롯데 최준용이 되돌아본 ‘5분’들

롯데 최준용. 사진제공 | 롯데 자이언츠

“5분만 집중하자.”

롯데 자이언츠 핵심 불펜투수 최준용(21)은 올 시즌 68경기에서 3승4패14세이브6홀드, 평균자책점(ERA) 4.06(71이닝), 이닝당 출루허용(WHIP) 1.17로 역투했다. 삼진/볼넷(K/BB) 비율(2.50→4.50) 등 세부지표에서 지난해보다 발전이 뚜렷했다. 시즌 초반에는 마무리투수로도 활약했다.

그러나 만족은 없었다. 한 이닝에 적잖게 실점한 경기를 좀더 되새겼기 때문이다. 물론 연속안타로 인한 실점은 많지 않았다. 한 경기에 3자책점 이상 허용한 경기 역시 3경기에 그친다. 그럼에도 그는 “한 점으로 막으려 해도 서너 점으로 실점이 불어난 날이 많았다고 느낀다”며 “불펜투수들은 많은 이닝을 던지지 않으니 한 번 크게 실점하면 더욱 크게 부각되더라”고 말했다.

최준용은 패기 넘치던 지난날을 돌아봤다. 지난해 44경기에선 4승2패1세이브20홀드, ERA 2.85, WHIP 1.20으로 맹활약했다. 많은 이가 그를 한국야구의 미래로 인정했다. 그는 “지난해에는 ‘안타 1개도 싫다. 절대 맞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했더니 집중력이 좋았다. 그런데 올 시즌에는 한 번 휘청거린 뒤 집중력이 많이 저하됐던 것이 사실”이라며 “스스로 많이 실망했던 것 같다. 어느 순간 화도 나지 않더라. 그렇지만 이 1년은 내게 엄청나게 소중했던 해였다. 많은 것을 느꼈고 배웠으니까”라고 밝혔다.

결국은 집중력이었다. 배영수 롯데 투수코치는 “네가 마운드 위에 올라가 있는 5분, 10분만큼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집중하라”고 주문했다. 최준용은 “마운드 위에선 다양한 상황이 벌어진다. 어떨 땐 운도 따라줘야 한다. 하지만 결국 내 집중력이 가장 중요하단 것을 다시 느낀다. 코치님도 ‘집중력 좋은 사람이 잘 한다’고 강조하신다. 백 번, 천 번 맞는 말이다. 집중력을 잃는 순간 바로 맞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내년 시즌을 위한 준비는 이미 시작됐다. 마무리훈련 기간에는 매일 오전 6시 반경 출근해 해가 질 무렵까지 머문다. 최준용은 “이번 마무리훈련 중 배운 것이 참 많지만, 내년에는 야구를 오래 해서 마무리훈련을 하지 않는 날이 오면 좋겠다고도 생각한다”며 웃었다.

사직 |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