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최하위에 머물던 KT가 이제는 3위를 위협하고 있다. 올해 반등도 결코 우연은 아니다. 사진은 KT 이강철 감독. 스포츠동아DB

한때 최하위에 머물던 KT가 이제는 3위를 위협하고 있다. 올해 반등도 결코 우연은 아니다. 사진은 KT 이강철 감독. 스포츠동아DB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반환점을 돌기 전까지 하위권에 있다 후반기 포스트시즌 진출권 안에 든 사례는 3번뿐이었다. 그중 2번이 KT 위즈(2020·2023년)의 몫이었다. 특히 최하위에 머물다 한국시리즈에 오른 지난 시즌의 반등은 기적이나 다름없었다. 당시 승패의 마진은 -14였다가 +17까지 변했다. 놀라운 사실은 KT가 이런 기적을 올 시즌 다시 한번 쓸 태세라는 것이다. 승패의 마진이 -13에 달해 6월 초중순까지 최하위였지만, 어느새 승률 5할(49승2무48패·공동 4위)을 넘기며 3위 삼성 라이온즈를 1.5경기차로 위협하고 있다.

●닮은 듯 다른 기적

KT는 지난달 18일 수원 롯데 자이언츠전부터 29경기에서 무려 21승(1무7패)을 쓸어담았다. 이 기간 11차례의 시리즈 중 위닝시리즈는 9차례에 달했다. KT를 막을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비뿐이었다. 우천취소 경기가 없었다면, 10연속 위닝시리즈를 작성한 지난해보다 더 큰 반등을 이뤄내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올 시즌 반등은 팀 구성 면에서 차이가 돋보인다. 지난해에는 입대한 심우준과 부진한 외국인투수의 빈자리를 메우는 게 중요했다. 실제 프리에이전트(FA) 김상수 영입과 윌리엄 쿠에바스 재영입이 반등에 ‘신의 한 수’가 되기도 했다.

올 시즌에는 천성호의 등장과 김민의 필승조 전환 등 KT가 지명하고 키운 내부자원의 자리매김이 반등에 큰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공·수·주 다방면에 능한 심우준, 권동진의 합류도 중요했다. 이강철 감독은 “주전의 부상 공백을 새 선수들이 메워줬는데, (천)성호와 (김)민이가 많은 역할을 해줬다”며 “(심)우준이와 (권)동진이 덕에 구성의 다양성도 확보됐다”고 말했다.

올 시즌 다시 한번 반등을 이뤄내고 있는 KT 선수들. 스포츠동아DB

올 시즌 다시 한번 반등을 이뤄내고 있는 KT 선수들. 스포츠동아DB


●효율 야구

효율적 선수 영입도 반등에 미친 영향이 크다. 특히 트레이드와 2차 드래프트, 보상선수 등으로 영입한 선수들의 몫도 컸다. 과거 트레이드로 영입한 신본기, 오윤석, 박시영 등은 내야와 불펜 강화에 앞장섰다. 그 덕분에 KT는 부상 변수에 잘 대처할 수 있었다. 필승조로 발돋움한 박시영처럼, 올 시즌에 앞서 2차 드래프트로 영입한 베테랑 우규민(ERA 2.89·WHIP 1.11)도 KT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여기에 투자가 필요할 땐 확실히 투자해 효과를 보기도 했다. 심우준의 공백 최소화를 위해 FA로 영입한 김상수는 공·수 양면에서 활약 중인데, 지금은 유격수가 아닌 2루수도 기꺼이 맡으며 팀에 헌신하고 있다. 이 감독은 “(김)상수처럼 콘택트가 좋은 선수, 우준이처럼 수비와 주루가 되는 선수 등 구성이 다양해지니 라인업 구상과 작전 구사 폭도 넓어졌다”고 밝혔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