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는 올 시즌 V리그 여자부에서 최하위를 전전하고 있지만 오세연(왼쪽)과 한수진의 성장으로 조금씩 희망을 그려가고 있다. 각각 리그 정상급 미들블로커와 리베로로 맹활약하고 있다. 사진제공|KOVO

GS칼텍스는 올 시즌 V리그 여자부에서 최하위를 전전하고 있지만 오세연(왼쪽)과 한수진의 성장으로 조금씩 희망을 그려가고 있다. 각각 리그 정상급 미들블로커와 리베로로 맹활약하고 있다. 사진제공|KOVO



GS칼텍스는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개막을 앞두고 유망주들의 적극적 기용을 예고했다. 비시즌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이적하거나, 은퇴한 선수들이 적지 않아서다. 그럼에도 ‘리빌딩’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지 않은 이유는 젊은 피들을 앞세워 ‘봄배구’ 진출에 도전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서였다.

그러나 경쟁 팀들이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V리그가 3라운드를 마친 10일 현재 GS칼텍스는 1승11패, 승점 5로 최하위(7위)로 추락했다. 가뜩이나 없는 살림에 외국인 듀오 실바(쿠바)와 와일러(호주)가 모두 부상으로 이탈해 이영택 감독(47)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봄배구’ 진출 도전은 커녕 최하위 탈출에 급급한 형편이지만 위안거리가 있다. 비시즌 심혈을 기울여 육성한 미들블로커(센터) 오세연(22)과 리베로 한수진(25)이 리그 정상급 자원으로 성장해서다. 둘 모두 지난 시즌까지 정대영과 한수지(이상 은퇴), 한다혜(페퍼저축은행)에 밀려 빛을 보지 못했지만 이번 시즌엔 각각 전위 중앙과 후위에서 팀을 이끌고 있다.

특히 오세연의 높이가 돋보인다. 신체조건(180㎝ 66㎏)은 평범하나, 특유의 운동신경을 앞세워 세트당 블로킹 0.826개(2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시즌까지 통산 세트당 블로킹이 0.410개였음을 고려하면 또렷한 성장세다. 지금 기세라면 최가은(23), 서채원(21), 최유림(18)과 주전 경쟁에서 확실하게 앞설 수 있다.

한수진의 수비 역시 인상적이다. 학창 시절부터 뛰어난 배구 센스를 인정받아 GS칼텍스에 2017~2018시즌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을 받고 입단한 그는 작은 신장(166㎝) 탓에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와 세터를 거쳐 리베로로 변신했다.

이번 시즌 주전도약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데뷔 7시즌 만에 리그 정상급 리베로로 거듭났다. 한수진의 리시브 효율(42.50%), 세트당 디그(5.152개·이상 3위), 세트당 수비(7.370회·2위) 모두 한다혜(40.08%·4.733개·6.844회) 못지않다. 험난한 순위 경쟁에도 오세연과 한수진에 이어 다른 유망주들까지 더 분발하면 GS칼텍스는 희망찬 미래를 그릴 수 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