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추위가 본격적으로 다가오면서 따뜻함을 찾아 핫팩이나 전기장판 같은 온열 기구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러나 온열 기구 사용 시 부주의할 경우, 화재 등의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으며 그로 인해 화상 등 심각한 부상을 입을 수 있다.
사람이 뜨겁다고 느끼지 못하는 온도에서도 피부가 손상될 수 있으며, 이러한 ‘저온화상’의 피해는 생각보다 훨씬 심각할 수 있기 때문에 겨울철 온열기구 사용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저온화상은 뜨거운 물, 기름, 열원 등에 노출되어 발생하는 고온 화상과 달리, 사람이 ‘따뜻하다’고 느끼는 정도, 예를 들어 40도에서 70도 정도의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주로 난방기구나 핫팩, 전기장판과 같은 제품에 피부가 장시간 노출되면서 발생하는데, 일반적인 화상과는 달리 즉각적인 통증이 나타나지 않아 간과하기 쉽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피부가 붉어지거나 가려움증, 물집 등이 생기고, 피부 조직이 괴사하거나 궤양이 발생하는 등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수원 새솔외과의원 이하균 원장                   사진제공|수원 새솔외과의원

수원 새솔외과의원 이하균 원장 사진제공|수원 새솔외과의원


만일 온열기구를 사용한 후 피부가 가렵고 붉어진다면 즉시 열원으로부터 피부를 분리하고, 차가운 물로 해당 부위를 10분 이상 충분히 식혀주어야 한다. 피부 속에 축적된 열기를 빠르게 해소하여 피부가 더 이상 손상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때, 약해진 피부에 얼음 등 지나치게 강한 자극이 가해지면 피부가 더욱 손상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한 환부에 물집이 생겼다면 이를 터뜨리지 말고, 깨끗한 거즈로 덮어 감염을 예방해야 한다. 이러한 응급처치를 마친 후에는 가능한 한 빨리 화상 병원에 방문해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저온화상은 비록 고온에 노출된 것은 아니지만, 오랜 시간 열이 축적되면서 피부 진피 층까지 손상되는 2도나 3도 화상까지 진행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가볍게 생각하지 말고, 화상에 대해 다양한 치료법을 적용할 수 있는 화상 병원을 찾아야 한다.

저온화상은 신속한 치료만큼 예방이 중요하다. 전기장판이나 온수매트 등을 사용할 때는 반드시 얇은 이불을 덮어 피부와의 직접적인 접촉을 피해야 한다. 핫팩을 사용할 경우에도 피부에 직접 닿지 않도록 옷 위에 붙여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온열기구를 장시간 사용할 경우, 적절한 시간 조절을 통해 과도한 열 노출을 피해야 한다. 특히 음주 후나 깊은 잠에 빠져 감각이 둔해졌을 때 난방기구를 사용할 경우, 화상을 인지하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이러한 상태에서는 난방기구 사용 시 더욱 주의해야 한다. 어린이나 노인처럼 감각이 둔한 사람들도 온열 기구 사용에 주의가 필요하다.

화상 치료는 빠르면 빠를수록 예후가 좋기 때문에 저온화상이 의심되는 상황이라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처음에는 조직 손상이 심하지 않은 상태라 하더라도 제대로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흉터가 남거나 색소침착 등이 생길 수 있다.
온열기구에 가까이에 있던 피부가 가렵고 붉어지는 등 의심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화상 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진단을 받고 피부 회복에 힘쓰기를 바란다.

수원 새솔외과의원 이하균 원장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