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매니지먼트런

사진제공|매니지먼트런


배우 진영과 ‘수상한 그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다. 2014년 866만 관객을 모으며 히트한 영화 ‘수상한 그녀’에 이어 이를 리메이크해 23일 종영하는 KBS 2TV 수목드라마 ‘수상한 그녀’까지 출연했다.

이를 통해 같은 제목을 가진 두 작품에서 서로 다른 역할을 소화한 ‘이색 이력’도 추가했다. 원작에서 주인공 나문희의 손자 역을 맡았던 그가 이번엔 할머니에서 20살 시절로 몸이 바뀐 정지소와 러브라인을 형성하는 프로듀서 대니얼 한 캐릭터로 나섰다.

진영은 21일 서울 광진구 한 카페에서 열린 종영 기념 라운드 인터뷰에서 “손자 역에서 로맨스 주역으로 바뀌기까지 딱 10년이 걸렸다”며 웃었다.

사진제공|매니지먼트런

사진제공|매니지먼트런

“제가 맡은 캐릭터는 원작에선 이진욱 선배가 연기했어요. 영화 속 선배의 모습이 정말 멋있어서 처음에 이 역할을 맡기 망설여졌죠. 다행히도 이름이나 설정이 조금 달라져서 내 스타일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 도전했어요. 새삼 세월도 실감했죠. 손자 역에서 주인공이 되니 어쩐지 감격스럽고, 10년 열심히 살았구나 싶었어요.”

드라마가 ‘수상한 그녀’란 그리운 이름을 다시 길어 올려 박수를 받았지만, 리메이크 과정에서 일부 이야기가 달라져 원작 팬들과 시청자 사이에서 각양각색 의견이 쏟아졌다. 진영 또한 “원래 ‘서치 왕’이라 모든 반응을 다 찾아봤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2시간짜리 영화를 12부작 드라마로 옮기는 과정이 결코 쉽지 않았을 거예요. 개인적으론 드라마가 풀 수 있는 최대한의 이야기를 그렸다고 생각해요. 제작진이 옳은 선택을 했다고 믿고요. 원작이 있다는 게 참 어려운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해숙 선생님과 정지소 씨가 멋진 연기를 펼쳐서 매일 놀랐어요. 그분들을 보며 반성하기도 했습니다.”

사진제공|매니지먼트런

사진제공|매니지먼트런

진영에게 이번 드라마는 미래에 대한 ‘그림’까지 새로 그리는 계기가 됐다. 그는 극중 유명 아이돌 멤버에서 프로듀서가 돼 정지소가 소속된 걸그룹을 제작하는 대니얼 한을 연기하며 “마음 한편에 있었던 ‘아이돌 제작’의 꿈을 재확인했다” 말했다.

“예전부터 팬들이나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 시청자들이 ‘아이돌 그룹 제작해 달라’는 댓글을 많이 달아줬어요. 당장 현실로 이룰 순 없지만, 욕심은 있어요. 가끔은 제작자가 된 모습을 상상하곤 하죠. 내가 생각한 음악을 함께 만들어서 세상에 내놓는 것보다 더 행복한 게 없을 거 같아요. 정말 잘할 자신 있어요.”

‘수상한 그녀’로 포문을 연 올해는 진영에게 “지난해 준비한 결과물을 선보이며 그 어느 때보다 바쁜 한 해”가 될 예정이다. 2월 21일 6년 만의 주연영화 ‘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를 개봉하고, 대만영화 ‘1977년, 그 해 그 사진’도 공개한다.

“올해엔 한 곡 이상의 앨범 형태로 꼭 새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어요. 지난해에 신곡 하나라도 내겠다고 팬들에게 말했는데 2편의 영화 촬영으로 미뤄졌죠. 팬들이 제게 마지막 기회를 줬죠. 하하! 최대한 약속 이룰 수 있게 노력할래요.”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