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우가 대만 가오슝 스프링캠프에서 훈련하고 있다. 사진제공|키움 히어로즈

정현우가 대만 가오슝 스프링캠프에서 훈련하고 있다. 사진제공|키움 히어로즈



키움 히어로즈 좌완투수 정현우(19)는 2025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지명된 특급 유망주다. 시속 150㎞대 빠른 공과 포크볼, 커브, 슬라이더의 구사 능력이 뛰어나 덕수고 때부터 고교 최고 수준의 완성도를 지닌 좌완투수로 평가받았다. 키움 역시 그를 즉시전력으로 점찍었다.

더욱이 올 시즌 키움은 2024시즌 원투펀치로 활약한 아리엘 후라도(삼성 라이온즈)와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KT 위즈)가 모두 팀을 떠나고, 외국인타자 2명(야시엘 푸이그·루벤 카디네스)을 영입한 까닭에 외국인투수는 케니 로젠버그가 유일하다. 로젠버그와 하영민을 제외하면 선발로테이션 구성부터 쉽지 않은 터라 정현우의 활용 방안이 더욱 주목된다.

일단 정현우는 미국(애리조나주 메사)이 아닌 대만(가오슝) 스프링캠프부터 출발한다. 기본적으로 1군 선수단이 미국, 퓨처스(2군) 선수단이 대만 캠프로 향한다. 즉시전력으로 꼽히는 정현우가 대만 캠프에 참가하는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아마추어와 프로의 수준 차이는 분명히 크다. 경험이 많은 베테랑들은 캠프 기간에도 정해진 루틴대로 움직인다. 프로 데뷔를 앞둔 선수들이 베테랑들과 같은 강도의 훈련을 완벽하게 소화하는 데는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다. 더욱이 키움의 미국 1차 스프링캠프 일정은 6일 훈련-1일 휴식으로 강도가 매우 높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신인 선수에게 압박감을 주지 않겠다는 생각을 먼저 했다”며 “지난 시즌 고교 리그에서 많은 이닝(101.3이닝)을 소화했기에 부상 위험도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팀은 1군, 2군 캠프가 아닌 미국과 대만 캠프라는 명칭을 사용한다. 우선 대만에서 동료, 동기들과 함께 좀 더 적응하고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게 좋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출발점이 다를 뿐이다. 미국 1차 캠프에 참가했던 선수들도 2차 캠프 때는 대만에 합류한다. 대만에서 1차 캠프를 소화한 선수들도 1군 연습경기에 나설 기회가 열려있다는 뜻이다. 정현우도 마찬가지다. 홍 감독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며 “기존 선수들과 신인 선수들 모두 경쟁에 합류해야 하고, 건전한 경쟁 속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 정현우도 단계적으로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