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나성범. 사진제공 | KIA 타이거즈

KIA 나성범. 사진제공 | KIA 타이거즈


4번타자는 과연 누구일까.

KIA 타이거즈의 2025시즌 스프링캠프가 반환점을 앞두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에 1차 캠프를 차린 KIA는 현지시간으로 17일 일정을 마친다. 19일 일시 귀국하는 본진은 20일 일본 오키나와로 출국해 2차 캠프를 시작한다.

오키나와 킨구장에 2차 캠프를 차리는 KIA는 삼성 라이온즈, LG 트윈스, 한화 이글스 등 국내 팀과 연습경기도 치를 예정이다. 어바인에선 다른 팀과 연습경기를 따로 진행하지 않은 만큼, 오키나와 연습경기가 사실상의 시즌 실전 점검이다.

최고 관심사는 역시 ‘타순’이다. KIA는 지난해 막강한 타선을 앞세워 2017년 이후 7년 만에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김도영, 최형우 등 클러치 능력이 돋보이는 타자들이 중심타선에서 제 몫을 했고, 김선빈, 박찬호, 최원준 등 콘택트 능력이 뛰어난 타자들은 상·하위타선에서 끊임없이 찬스를 만들었다.

KIA 패트릭 위즈덤. 사진제공 | KIA 타이거즈

KIA 패트릭 위즈덤. 사진제공 | KIA 타이거즈

최적의 타순 조합을 테스트하는 KIA는 우선 4번타자 찾기에 집중한다. KIA는 2025시즌을 앞두고 기존 외국인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와 결별하고 새 외국인타자 패트릭 위즈덤을 영입했다. 중심타선에서 ‘한 방’을 쳐줄 거포를 오랫동안 찾았던 KIA는 위즈덤 영입으로 원하던 ‘4번타자 후보’ 퍼즐 조각을 채웠다.

메이저리그(MLB) 통산 88홈런을 자랑하는 위즈덤은 장타력에서만큼은 이미 검증을 마친 타자다. 다만 낯선 리그에 첫발을 내딛고, 지난해 타율 0.171로 콘택트 능력에 큰 물음표를 남긴 것 등은 약점으로 평가된다. 곧장 4번타자의 중책을 맡을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위즈덤과 함께 4번 후보로 분류되는 타자는 올해 반등을 노리는 나성범이다. 나성범은 2022시즌 KIA에 입단해 144경기에서 타율 0.320, 21홈런, 97타점, 92득점의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2023년과 2024년에는 부상으로 인해 중심타선에서 제 몫을 온전히 수행하진 못했다.

나성범이 2022년 또는 그 이상의 활약을 펼친다면, KIA는 4번타자 고민을 당장 덜 수 있다. 위즈덤에게도 다른 타순을 맡겨 적응 부담도 덜어줄 수 있다. 하지만 지난 2년간의 기복은 나성범에게 분명 물음표로 남아있다.

KIA 최형우. 사진제공 | KIA 타이거즈

KIA 최형우. 사진제공 | KIA 타이거즈


최형우는 KIA가 최후의 4번타자 후보로 생각하고 있는 베테랑이다. 최형우 자신도 어바인 스프링캠프로 출발하기 전 “몇 년 전부터 나는 줄곧 6번타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 생각에는 여전히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후배들의 성장을 바라는 마음에서다. 그러나 사정이 여의찮다면, 결국 그가 4번의 중책을 맡아야 한다.

장타력이 뛰어난 타자가 3명이나 있다는 것은 분명 행복한 고민이다. 그러나 최적의 조합을 찾는다면 3명의 시너지까지 기대할 수 있다. 실전 점검을 앞둔 이범호 KIA 감독의 고민도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