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타자의 무게감 이겨낸 LG 문보경이 열어나갈 2025시즌

지난해 후반기 4번타자를 처음으로 경험한 LG 문보경이 새 시즌 한층 더 성장한 모습을 보일지 주목된다. 스포츠동아DB

LG 트윈스 문보경(25)은 지난해 새로운 경험을 했다. 후반기부터 4번타자를 맡았다. 부담이 가중됐으나, 무게감을 잘 이겨냈다. 4번 타순에서 260타석을 소화하며 타율 0.314(226타수 71안타), 12홈런, 5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54를 마크했다. 타율과 OPS는 시즌 전체 성적보다 높았다. 지난해 그의 정규시즌 성적은 타율 0.301, 22홈런, 101타점, OPS 0.879였다.

LG 코칭스태프는 지난 시즌을 치르면서 공격력이 살아나지 않자, 후반기부터 변화를 시도했다. 문보경에게 계획했던 것보다 빨리 4번타자를 맡겼다. 장기적으로 4번타자를 맡아줘야 할 선수라는 기대에서 일찍 기회를 주기로 했다. 염경엽 감독은 문보경이 KIA 타이거즈 베테랑 최형우처럼 거포 스타일은 아니지만 중장거리형 타구를 만들고, 찬스에 강한 타자로 성장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실험은 어느 정도 성공적으로 끝났다.

문보경의 2025시즌 준비과정도 순조롭다. 그는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진행된 1차 스프링캠프를 기분 좋게 마쳤다. LG 코칭스태프는 스코츠데일 1차 캠프를 마치면서 분야별 수훈선수를 뽑았는데, 내야수로는 문보경을 택했다. 타격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돋보였던 덕분이다.

다만 문보경이 새 시즌 개막전부터 4번타자로 나설지는 지켜봐야 한다. 오스틴 딘, 김현수 등 4번을 맡을 수 있는 다른 타자들도 있다. 염 감독은 지난해부터 큰 구장인 잠실에선 스몰볼, 비교적 작은 원정구장에선 빅볼을 구사할 수 있는 타선을 원했다. 그런 측면에서도 문보경이 최적의 4번타자 카드가 될 수 있지만, 강타자들이 많은 만큼 최종 타순은 좀 더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LG는 24일 2차 스프링캠프지인 일본 오키나와로 떠났다. 27일 KIA 타이거즈와 연습경기를 시작으로 실전 위주의 2차 캠프를 소화한다. 이를 시작으로 다음 달 8일 개막하는 시범경기까지 실전 감각을 최대한 끌어올려 페넌트레이스 개막을 준비할 참이다.

문보경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실전 테스트에서도 지난해처럼 중장거리포를 순조롭게 터트리며 새로운 4번타자로 면모를 드러낼지 주목된다. 지난해 단일시즌 첫 타율 3할-100타점을 동반 달성한 데 이어 2025시즌 한층 더 성장한 문보경이 기대된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