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 수상 8회’의 품격 드러낸 에이스 박혜진…삼성생명 잡은 BNK, 챔프전행 91.7% 확률 확보

BNK 박혜진이 3일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4강 PO 1차전 삼성생명과 홈경기 도중 3점슛을 터트리고 있다. 3점슛 4개를 포함해 20점을 넣은 박혜진의 활약에 힘입어 BNK가 먼저 1승을 챙겼다. 사진제공｜WKBL

정규리그와 챔피언 결정전에서 총 8차례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한 박혜진(35·178㎝)은 역시 큰 경기에 강했다.

BNK는 3일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1차전 홈경기에서 3점슛 4개를 포함해 21점·3어시스트·2스틸·1블록 등 전천후로 활약한 박혜진을 앞세워 66-57로 용인 삼성생명을 꺾었다. 5전3선승제로 치러진 역대 PO 1차전 승리팀의 챔피언 결정전 진출 비율은 91.7%(총 12회 중 11차례)였다. 두 팀의 2차전은 5일 같은 장소에서 펼쳐진다.

BNK는 정규리그 막판 ‘완전체’를 회복했다. 가드 이소희가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복귀했다. 이날 1차전을 앞두고 박정은 BNK 감독은 “(이)소희의 경기 감각이 완벽하지 않을 수 있지만, 1차전은 전력을 다 쏟는다. 결국 해줘야 할 선수들이 역할을 해내야 한다”고 밝혔다. 이소희는 베스트5에 포함됐다. 박 감독은 이어 “수비는 배혜윤을 최대한 괴롭히는 쪽으로 준비했다. 수비와 리바운드가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사령탑으로는 PO가 처음인 하상윤 삼성생명 감독도 ‘1차전 올인’을 선언했다. 그러나 베스트5 구성은 BNK와 달랐다. 부상에서 돌아온 키아나 스미스와 이주연을 먼저 기용하지 않았다. 하 감독은 “둘 다 베스트 컨디션은 아니다. 교체로 출전해 한 방씩만 해주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수비에서 이어지는 빠른 공격이 나오면 경기가 더 잘 풀릴 것”이라며 수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경기 시작 직후 변수가 발생했다. 삼성생명 배혜윤(12점·5리바운드·9어시스트)의 수비를 담당하는 김소니아(15점·7리바운드·6어시스트)가 개인 파울 2개를 잇달아 지적받았다. BNK는 대안으로 박혜진을 내세웠는데, 효과적이었다. 배혜윤의 활동반경을 최대한 줄였다. BNK가 9-2로 앞서자, 삼성생명은 이주연(0점)과 스미스(16점·3점슛 2개)를 투입했다. 삼성생명이 맹추격한 가운데 BNK가 15-13으로 앞선 채 1쿼터를 마쳤다.

팽팽한 흐름 속에 진행된 2쿼터 중반 삼성생명이 스미스와 배혜윤을 동시에 벤치로 불러들였다. 그 사이 BNK가 27-23으로 달아나자, 삼성생명은 둘을 다시 투입해 27-27로 균형을 되찾았다. 하지만 2쿼터 종료 1분 전 BNK의 속공 상황에서 강유림(10점)의 U파울이 지적됐다. 박혜진이 자유투 2개를 넣은 뒤 이어진 공격에서 장거리 3점포도 터트렸다. 2쿼터 종료 직전 식스맨 심수현(2점)의 버저비터까지 보탠 BNK가 34-27, 7점차 리드를 잡았다.

박혜진은 3쿼터 공격이 잘 풀리지 않자 공격을 조율하는 역할까지 맡아 동료들의 득점을 지원했다. 이를 발판 삼아 BNK는 45-38로 점수차를 유지한 가운데 4쿼터를 맞았다.

4쿼터 시작 직후 3점슛 2개를 연속으로 꽂은 박혜진은 김소니아의 파울 트러블로 다시 배혜윤을 맡은 수비에서도 공헌도를 높이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21점은 정규리그를 포함해 BNK 이적 이후 박혜진의 한 경기 최다득점이다.


사직｜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