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김영우. 사진제공 | LG 트윈스

LG 김영우. 사진제공 | LG 트윈스



LG 트윈스 신인 투수 김영우(20)는 3일까지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펼쳐진 팀의 연습경기에서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지난달 27일 KIA 타이거즈전에선 팀의 마지막 투수로 나서서 1이닝 무실점으로 쾌투했지만, 2일 KT 위즈전에선 2점홈런을 허용하며 0.1이닝 2실점에 그쳤다.

LG는 미국 애리조나 1차 스프링캠프에서 큰 악재를 만났다. 마무리투수 후보 장현식이 발목 인대 부상을 입었다. 이 때문에 오키나와 2차 캠프 참가도 불발됐다. 병원 검진 결과, 장현식은 실전 복귀까지 4주 이상의 시간이 필요한 상태다. LG로선 정규시즌 초반 뒷문 단속에 큰 변수가 생겼다.

염경엽 감독을 비롯한 LG 코칭스태프는 서둘러 임시로 마무리투수를 맡길 새 얼굴 찾기에 나섰다. 여러 후보가 물망에 올랐지만, 염 감독의 마음을 가장 강하게 사로잡은 후보는 올해 신인 김영우였다.

서울고 출신의 김영우는 2025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0순위로 LG 유니폼을 입었다. 시속 155㎞가 넘는 빠른 볼과 예리하게 떨어지는 포크볼을 주무기로 한다. 지난달 27일 KIA와 연습경기에서도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54㎞까지 찍혔다. 당시 염 감독은 “김영우가 구위를 가지고 있는 투수라 테스트해본다는 생각이다. 시범경기 결과에 따라 상황은 바뀔 수도 있다. 하지만 밀어붙여 (마무리로) 쓴다는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LG는 2023년까지 붙박이 마무리투수로 활약했던 고우석(마이애미 말린스)이 메이저리그 도전을 위해 미국으로 떠난 뒤 고정 마무리투수 찾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유영찬이 기회를 얻어 26세이브를 올리며 기대에 부응했다. 그러나 팔꿈치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른 까닭에 올 시즌 초반 합류는 어려운 상황이다.

염 감독은 김영우의 마무리 기용에 대해 “가능성은 분명히 가지고 있는 투수다. 언젠가는 해야 한다. 시즌 초반이니까 시작은 해보려 한다. 시즌 초에는 상황이 안 좋게 흘러가도 만회할 시간이 있다. 과감하게 기회를 줄 생각”이라고 밝혔다. 

염 감독에게 당장 ‘영건 마무리투수’를 만들려는 계획은 없다. 다만 ‘플랜B’가 필요한 만큼 최적의 카드를 찾겠다는 의지다. 일단 김영우가 첫 번째 주자로 나서게 됐다. 이제 갓 프로에 데뷔하는 신인이 천금 같은 기회를 살릴 수 있을지 궁금하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