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파트너” 아이유X박보검 뭉클한 만남…‘폭싹 속았수다’ (종합)[DA:현장]

2025년 상반기 넷플릭스 최대 기대작 ‘폭싹 속았수다’가 드디어 베일을 벗는다. 제작이 확정된 순간부터 모든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한 몸에 받고 있는 ‘폭싹 속았수다’. 김원석 감독과 임상춘 작가의 만남에 이어 아이유, 박보검의 연기 호흡까지 다 갖춘 ‘폭싹 속았수다’가 기대에 부응하는 작품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5일 오전 서울시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 호텔 3층 그랜드볼룸에서는 넷플릭스(Netflix)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 제작발표회가 개최됐다.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배우 아이유, 박보검, 문소리, 박해준 그리고 김원석 감독이 참석했다.

이날 가장 먼저 김원석 감독은 “이전에 말씀드렸지만, 이건 조부모와 부모 세대에 대한 헌사다. 그리고 자녀 세대에 대한 응원가로 기획이 됐다. 세대, 성별, 사람들 사이의 보이지 않는 벽이 조금이나마 허물어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만들었다”라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아이유는 ‘폭싹 속았수다’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김원석 감독님과는 두 번째고, 임상춘 작가님은 평소에 팬이었다. 제안을 받자마자 너무 그냥 하고 싶었다. 읽고 나서는 정말 참을 수 없을 정도로 하고 싶었다. 읽자마자 하루도 안 돼서 하고 싶다고 말씀을 드렸다”라고 말했다.

이어 박보검은 “임상춘 작가님의 팬이었다. 군 입대를 다 마치고 전역 이후에 이 작품을 촬영하게 됐다. 원석 감독님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이 작품을 하고 싶었다. 훗날 나중에 이 작품을 가족들과 봤을 때도 함께하길 잘했다는 이야기일 것 같아서 함께 하게 됐다”라고 작품 선택 이유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김원석 감독은 “혹시라도 배우 분들이 많이 우셨다고 하니까 슬픈 이야기라고 생각하실까 싶다. 눈물은 나는데 웃게 만드는 대본이었다. 웃기고 가슴이 따뜻해지는데 눈물은 나는, 어떻게 보면 꼭 해보고 싶은 작품이었다. 운이 좋아서 좋은 작가님들과 해왔는데, 원칙이 캐스팅, 후반작업 편집도 대부분 작가님과 상의를 한다. 작가님들이 대부분 생각한 감들이 있으시다. 그걸 잘 구현하면 나에게도 도움이 된다. 가장 큰 중요한 연출의 포인트는, 작가님의 사람 냄새가 나는, 웃으면서 눈물짓게 하는 캐릭터의 결을 잘 살리려고 했다. 그러면 정말 좋은 연기자를 캐스팅해서 좋은 환경에서 연기하도록 해야 했다”라고 ‘폭싹 속았수다’의 연출에서 중점을 둔 부분을 설명했다.

16개의 에피소드를 4주에 걸쳐 공개하는 이유에 관해 김원석 감독은 “요즘 몰아보기 하기에 16화는 좀 길었다. 또 요즘 시청자들은 빨리 돌리기도 한다. 그렇게 봐서는 정수를 느낄 수 없는 드라마다. 앞에 것을 꼼꼼하게 보면 뒤로 갈수록 큰 재미가 있다. 뒤를 먼저 보기도 하고 그럴 수도 있는데, 곶감 하나씩 빼먹듯 보시면 될 것 같다. 인생 사계절을 나눴기 때문에 그런 의미로도 해보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문소리를 아이유와 한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중점을 둔 부분에 관해 “아무래도 먼저 촬영을 하고 있었고, 그래서 연결성을 염두에 두고 걱정도 많이 했다. 서로 이야기도 많이 했다. 한편으로는 내가 정말 우리 엄마의 어린 시절 사진을 봤다면 ‘이게 엄마라고? 말도 안 돼’ 이렇게 생각되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 중 하나일 것 같았다. 어떤 부분은 연결성을 두되, 어떤 부분은 차별성을 두는 것이 리얼리티에 가깝지 않을까 생각했다”라며 “말투가 조금 비슷해야한다 싶어서 서로의 대사를 바꿔 읽어보기도 했다. 또 아이유에게 작은 점이 있는데, 그 점이 나에게는 시그널 같은 거라 늘 분장팀에게 점을 찍어달라고 부탁했다. 대본 안에 서로 하는 행동들, 말투 등을 연결지어보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이에 아이유는 “점은 내가 가지고 있는 거라, 지워도 되는 부분이었다. 근데 선배님이 그걸 찍으시면서 배려를 해주셨다. 본연의 점을 계속 가지고 산다는 느낌으로. 선배님께서 먼저 제안을 해주시고, 선배님 댁에도 가보고 하면서 작품 전반적인 이야기도 많이 나눴다. 재밌는 이야기도 하면서 선배님과 가까워지며 공통분모를 찾아나갔다”라고 덧붙여 눈길을 끌었다.

김원석 감독은 관식 역할에 배우 박해준, 박보검을 캐스팅 한 이유에 관해 “관식도 연기력이 필요한데,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정말 배우 자체가 착해야한다고 생각했다. 두 사람이 배우에게 풍겨지는 착함이 연결이 돼야한다고 생각했다. 제가 같이 해본 배우 중에 가장 착한 배우가 박해준 배우다. 썰렁한 농담도 착하기 때문에 용서가 된다. 보검 씨는 착하다는 소문을 너무 많이 들었다. 보검 씨가 이 역할을 했을 때 안 보여준 모습까지 보여주면 파워풀한 관식이가 되겠다 싶었다. 그래서 캐스팅하게 됐다”라고 말해 궁금증을 높였다.

아이유는 박보검과 호흡을 맞춘 소감을 묻자 “개인적으로는 정말 좋았다고 생각한다. 동갑내기 친구이고, 10대 때부터 알고 지낸 사이다. 본격적으로 호흡을 맞추는 건 처음이었는데, 이상하게 첫 촬영부터 편한 마음이었다. 그래서 저도 어느 때보다 보검 씨에게 아이디어도 편하게 나눌 수 있었다. 정말 좋은 파트너였다”라고 답했다.

이어 박보검은 “좀 뭉클했다. 10대 때 광고 현장에서 처음 만나고, 20대 때 잠깐 호흡을 맞추고 30대 때 정식으로 호흡을 맞추게 됐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연기를 하는 자체가 귀했다. 같이 하면서 정말 즐거웠던 작업이었다. 홍보 활동 하면서 더 친해진 것 같아서, 다음에 또 다른 캐릭터로 만나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애정을 엿볼 수 있게 했다.

김원석 감독은 ‘폭싹 속았수다’에서 제주 4·3 사건을 다루는 게 아니냐는 질문이 나오자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등장하지 않는다. 우리는 60년부터 시작한다. 시기적으로 끝나고 난 다음이다. 아픔을 담고 사시겠지만, 그런 건 직접적으로 표현되지 않는다. 제주도가 그 당시에 다양한 출신의 사람들이 같이 살았다는 설정이 더 맞는 표현일 것 같다”라고 답했다.

또 글로벌 시청자들에게 ‘폭싹 속았수다’가 어떻게 이해될 수 있을지에 관해 김원석 감독은 “저희도 사실은 그걸 기획할 때 우리나라 시청자들이 정말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기획했다. 넷플릭스에 편성되면서 외국 분들이 이걸 어떻게 받아들일까 싶었다. 비유적이거나 한국적인 상황을 잘 알아야 알 수 있는 부분이 자막으로 잘 표현될 수 있게 했다”라고 강조했다.

‘나의 아저씨’ 이후 아이유와 재회한 김원석 감독은 “지은 씨는 너무 대단한 배우다. 그때도 이미 대단했다. 그때 좋은 배우라는 걸 더 많이 알릴 수 있었던 것 같다. ‘나의 아저씨’를 하면서 성장한 게 아니라 이미 뛰어난 배우였다. 지금 봤을 때는 대단한 것 같다. 음악적으로도 계속 발전하고 있는데, 연기적으로도 어떻게 더 발전을, 얼마나 그런 노력을 할까 생각하면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극찬했다.

한편 오는 7일 공개되는 ‘폭싹 속았수다’는 제주에서 태어난 ‘요망진 반항아’ 애순이와 ‘팔불출 무쇠’ 관식이의 모험 가득한 일생을 사계절로 풀어낸 넷플릭스 시리즈다.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쌈 마이웨이’ 등 임상춘 작가와 드라마 ‘나의 아저씨’ ‘시그널’ ‘미생’ 등의 김원석 감독이 의기투합했다.

최윤나 동아닷컴 기자 yyynn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