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주년’ 이미자, 은퇴 공연 “‘시대 반영’ 전통가요 지켜야” (종합)[DA:현장]

가수 이미자가 전통가요의 명맥을 유지하기 위해 ‘마지막’ 힘을 낸다.

이미자 전통가요 헌정 공연 [맥(脈)을 이음]은 오는 4월 26일(토), 27일(일) 양일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다. 이미자가 전통가요에 대한 존경과 애정의 마음을 담아 준비한 공연으로 전통가요의 맥을 이어줄 후배 가수들과 함께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66년 가수 인생을 함께한 이미자의 명곡을 통해 지난 세월을 되돌아본다. 이미자와 후배 가수들의 특별한 협업 무대도 펼쳐진다.

5일 이미자 전통가요 헌정 공연 [맥(脈)을 이음] 개최 기념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가수 이미자를 비롯해 주현미, 조항조가 참석했다.

이미자는 이날 간담회에서 “데뷔 66년이지만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전통 가요의 맥을 이을 수 있는 후배 가수들과 공연을 한다는 게 매우 행복하다”라고 공연 개최 소감을 전했다.

이어 “나는 ‘은퇴’라는 단어를 좋아하지 않지만 이제는 ‘마지막’이라는 말을 확실하게 할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 공연, 음반 다 마지막이다”라고 이번 공연의 의미를 강조하면서도 “하지만 가요계 맥을 잇겠다는 책임감까지 후배들에게 물려주고 싶다. 그래서 혹 후배들과 함께 하는 자리가 생길지도 모르기에 ‘은퇴’라고 확정하고 싶지 않은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1989년에 데뷔 30주년 세종문화회관 공연을 했었다. 세종문화회관에서 가장 많이 공연한 사람이 나다. 그때부터 5년 간격으로 지금까지 기념 공연을 가졌다. 65주년은 자신이 없어서 그냥 지나갔지만 66주년에 좋은 기회가 와서 무대에 선다. 그래서 세종문화회관은 내게 영원한 기념이자 애착 무대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전통가요의 맥이 끊기지 않도록 연구를 많이 한 제작자가 무대를 마련해주었다. 든든한 후배들과 함께 하고자 한다. 어려운 시대를 살아온 세대가 노래를 통해 위로 받았다. 전통가요는 시대를 위로한 장르고, 사라지는 태세가 안타까웠다. 저질 장르로 치부된 적도 있었다. 잊히면 안 된다”라며 “무대에 설 수 있을 때까지만이라도 하고 싶었는데 때마침 제안이 왔다. 마지막을 잘 장식할 수 있을 것 같아서 행복하다”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미자가 고르고 고른 후배 주현미는 “나와 조항조를 맥을 잇는 후배로 지목해주셔서 감사하다. 요즘, 트로트 및 전통가요 장르 의미가 더 커졌다고 생각하는데 이 무대를 열심히 꾸미겠다”라고, 조항조는 “내가 맥을 이을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선배의 선택에 따라 전통 가요의 맥을 열심히 잇겠다”라고 함께 무대를 꾸미는 데 대한 각오를 말했다.

또 이미자에 따르면, 주현미-조항조 뿐만 아니라 다른 후배 가수도 함께 한다. 이미자는 “주현미, 조항조가 뽑은 후배들도 무대에 선다. ‘미스트롯3’ 정서주를 비롯해 ‘미스터트롯3’ 우승자가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그럼, 전통가요는 어떤 매력이 있기에 이미자를 다시 무대에 오르게 한 것일까. 그는 “전통가요를 잘 부르는 사람은 다른 어떤 장르도 잘 소화할 수 있다. 전통가요는 그런 매력이 있는 장르다”라며 “일제시대 서러움, 한국전쟁 서러움 등 고난의 시대에 우리 가요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부르고 들으면서 위로하고 위로받았다. 시대를 대변하는 장르이기에 잊히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애정을 표현했다.

조항조는 또, “트로트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장르가 아닌가 싶다. 전통가요는 민속음악이 바탕이 되어 만들어졌다. 변질되지 않으면서 시대에 맞게 창의적으로 더해지고 있다. 이미자를 비롯해 후배들이 해오고 있다. 뿌리를 더 세분화시키고 대중화시키는 건 가수들의 몫이다”라고 책임감에 대해 이야기했다.

주현미는 “K-팝이 전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런데 전통가요가 꼭 세계화되어야할까. 각자의 취향이 다양하고 다르지 않나. 전통가요는 개성이 뚜렷하다. 그래서 세계적으로 노출이 됐을 때 좋아하는 사람이 분명히 생길 것이라 본다”라며 “우리만의 정서를 지키며 이어간다면 취향에 맞는 사람에게 선택될 것이다. 그러려면 맥을 이어야한다. 거창하게 말하긴 했는데, 그냥 즐겨달라”라고 남다른 해석을 내놨다.

끝으로 이미자는 “노래라는 건, 기쁘고 슬펐을 때 듣고 기억에 남아야 한다. 전통가요의 맥을 잇고 싶은 이유고 이 공연을 개최하는 이유다”라고 정리했다.

주현미는 “이미자의 선택을 받아서 어깨가 무겁다. 한편으로는 부족한 점이 많아서 부끄러웠다. 더 열심히 작업하는 계기가 됐다. 내게도 큰 전환점이다. 전통가요의 매력이 더 알려지면 좋겠다”라고, 조항조는 “내 인생의 중요한 한 페이지가 되는 공연이다. 노래에도 예의가 있는데 이미자는 교본이다. 가르침과 명맥을 이어가겠다. 감사하다”라고 거듭 고마움과 책임감을 언급해 본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이미자 전통가요 헌정 공연 [맥(脈)을 이음] 티켓은 3월 6일(목) 오후 2시부터 티켓링크와 세종문화회관 홈페이지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전효진 동아닷컴 기자 jh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