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지현 야구대표팀 감독. 스포츠동아DB

류지현 야구대표팀 감독. 스포츠동아DB



제6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까지 남은 1년, 한국야구는 직전 대회에서 당한 수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쇄신을 다짐했다. 이에 KBO 전력강화위원회는 아시안게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프리미어12에 ‘젊은 대표팀’을 내세웠다. 모두 내년 WBC 이후에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다만 세대교체에는 역시 물음표가 뒤따르기 마련이다.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또한 최근 “대표팀은 경험을 쌓는 곳이 아니다. 중심을 잡을 베테랑과 투지 넘치는 저연차 선수 모두 필요하다. 모두 융화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

●좌완 트로이카 복귀?

이정후가 소신을 밝히자, 일부 베테랑이 힘을 싣고 나섰다. 2008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류현진(38·한화 이글스)은 “(이)정후가 맞는 말을 했다”며 “단, 지난해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내야만 자격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WBC를 위해 올 1월 대표팀 지휘봉을 새로 잡은 류지현 감독 역시 이에 공감했다. 아울러 류 감독은 선발 기준 또한 좀 더 구체화했다. 그는 “이정후, 류현진이 한국야구 전체에 ‘WBC를 앞두고 힘을 합치자’는 뜻으로 메시지를 내줘서 고마운 마음”이라며 “아시안게임과 APBC는 연령 제한이 있지만, WBC는 다르다. (2025시즌) 실력이 기준점”이라고 말했다.

‘베테랑 발탁’이 화두에 오르자, 류현진과 함께 한국야구를 이끌어온 김광현(37·SSG 랜더스), 양현종(37·KIA 타이거즈)에게 쏠리는 시선 또한 많아졌다. 김광현은 2023년 제5회 WBC를 끝으로 대표팀 은퇴 의사를 밝혔지만, 최근 “(류)현진이 형에게 연락을 받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복귀 가능성을 드러냈다. 양현종 역시 “국제대회에서 뛰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단, 실력으로 나가는 게 맞다”고 말했다.

●안우진 발탁?

또 한 가지 화두에 오른 주제는 안우진(26·키움 히어로즈)의 발탁이다. 현재 병역 의무를 이행하고 있는 그는 최근 국제대회마다 항상 거론되고 있다. 2022시즌 입대를 앞두고 15승8패, 평균자책점(ERA) 2.11을 기록했는데도 2023년 WBC 대표팀에 선발되지 못해 더욱 화제의 중심이 됐다. 고교 시절의 학교폭력 논란으로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로부터 자격정지 3년 징계를 받은 그는 대한체육회 규정상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는 출전하지 못하지만, 메이저리그 사무국(MLB)이 주관하는 WBC 출전은 가능하다.

류 감독은 이 사안에 대해선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그는 “(소집 해제 후) 9월 복귀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복귀를) 준비하는 동영상을 봤다. 다만 야구계 전체에서 공감대가 있어야만 하는 사안”이라며 “야구계는 물론이고 팬과 여론에서 함께 공감이 이뤄져야만 하는데,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다뤄야만 하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