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김우진(왼쪽)이 3일 의정부 경민대 기념관에서 열린 KB손해보험과 원정경기 도중 득점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KOVO

삼성화재 김우진(왼쪽)이 3일 의정부 경민대 기념관에서 열린 KB손해보험과 원정경기 도중 득점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KOVO



“감독님께서 제게 항상 ‘더 큰 선수가 돼라’고 하십니다.”

V리그 남자부 5위 삼성화재(11승21패·승점 36)는 올 시즌 봄배구 진출에 실패했다. 그럼에도 동기부여는 사라지지 않는다. 김상우 삼성화재 감독은 “다음 시즌을 희망적으로 전망하도록 잔여 경기를 최선을 다해 치르는 게 우리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선수단 또한 “최대한 높은 순위에서 마치자”며 의기투합했다. 3일 의정부 원정경기에서 베스트 멤버가 총출동해 KB손해보험을 잡은 것 또한 ‘무기력하게 끝내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출이었다.

이날은 또 다른 수확이 있었다. 날개 공격수 김우진(25)이다. 김우진은 이날 경기 초반 웜업존에 머물다 3세트 도중 투입돼 5세트까지 17점(공격 성공률 57.14%)을 뽑았다. 4세트 후반 공격 범실이 잇따른 탓에 잠시 철렁했지만, 김 감독에게 김우진은 ‘특급 조커’였다. 사실상 외국인선수 역할을 맡았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막심이 부진해 김우진으로 과감하게 승부를 봤다”며 “(김)우진이가 아니었다면 우리가 지고 말았을 것”이라고 칭찬했다.

삼성화재는 김우진을 통해 다시 한번 희망을 봤다. 지난 시즌 김우진은 입단 3시즌 만에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다만 활약이 올 시즌까지 이어지진 못했는데, 다시금 주특기 공격을 앞세워 이름 석 자를 각인했다. 그는 “사실 올 시즌 공격에서마저 자신감이 조금 떨어져 있었는데, 최근 자신감을 되찾은 것 같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김우진이 활약을 이어가기 위해 무엇을 채워야만 하는지 명확하게 제시했다. 김우진도 공격력만 뽐내지 않고 사이드 블로킹에 좀 더 가담하는 등 공·수 양면에서 좀 더 기량을 채우고 있다. 

김우진은 “감독님께서 항상 ‘더 큰 선수가 돼라. 더 완벽해지라’고 하셨다. 수비, 리시브, 서브 면에서 보완점을 정확하게 파악해 말씀해주시는데, 그게 다 나를 기대하셔서 그러시는 것”이라며 “나는 아직 부족하다. 나보다 잘하는 선수가 얼마나 많은지 잘 안다. 지금보다 더 감독님께 보답하기 위해 노력하고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김 감독은 “우진이가 공격에 국한되지 않고, 정말 배구선수다운 배구선수가 되기 위해 계속해서 성장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정말 좋은 선수가 되리라고 믿는다”고 응원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