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미자가 5일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 서울에서 열린 전통가요 헌정 공연 ‘맥(脈)을 이음’ 기자간담회에서 가졌다. 간담회에 참석한 가수 조항조, 이미자, 주현미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가수 이미자가 5일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 서울에서 열린 전통가요 헌정 공연 ‘맥(脈)을 이음’ 기자간담회에서 가졌다. 간담회에 참석한 가수 조항조, 이미자, 주현미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은퇴’란 단어 대신 ‘마지막 공연’이라 말하고 싶네요.”

‘엘리제의 여왕’ 이미자(84)가 66년간 고집스레 지켜온 전통가요 무대와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4월 26일과 27일 양일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여는 ‘이미자 전통가요 헌정 공연- 맥(脈)을 이음’이 자신의 “마지막 무대”라고 밝혔다.

가수 이미자가 5일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 서울에서 열린 전통가요 헌정 공연 ‘맥(脈)을 이음’ 기자간담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가수 이미자가 5일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 서울에서 열린 전통가요 헌정 공연 ‘맥(脈)을 이음’ 기자간담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불과 지난해까지 전국을 돌며 꼿꼿한 자세로 마이크를 잡았던 이미자는 5일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서울에서 헌정 공연의 출범을 알리는 기자간담회에서 “은퇴란 말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앞으로 레코딩 취입이나 공연은 더 이상 없을 것”이라며 가수 인생을 마무리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전통가요의 발전에 한평생을 바친 이미자가 마침내 자신의 목숨처럼 여겼던 마이크를 내려놓기로 결심한 까닭은 “전통가요의 명맥을 이어갈 후배들을 찾았기 때문”이다. 그는 “직접 고르고 골라 전통가요의 정신을 물려줄 후계자”로 꼽은 가수 주현미, 조항조와 함께 자신의 마지막 공연을 꾸민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미자는 “내가 무대를 내려온다면 시대의 아픔과 기쁨을 함께하는 전통가요의 맥이 끊길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이를 물려줄 수 있는 공연을 열고 (가수 인생을)끝낼 수 있게 돼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한 마음”이라며 기뻐했다.

가수 이미자가 5일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 서울에서 열린 전통가요 헌정 공연 ‘맥(脈)을 이음’ 기자간담회에서 가졌다. 간담회에 참석한 가수 조항조, 이미자, 주현미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가수 이미자가 5일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 서울에서 열린 전통가요 헌정 공연 ‘맥(脈)을 이음’ 기자간담회에서 가졌다. 간담회에 참석한 가수 조항조, 이미자, 주현미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더불어 그는 “전통가요는 일제강점기, 6·25 등 고난이 계속됐던 세월을 살아온 어머니, 아버지들이 자식을 배움터로 보내기 위해 월남으로, 독일로 다니면서 애썼던 고통을 위로하고 달래주는 노래”라고 정의하며 “독일 등으로 위문 공연을 가서 내 노래를 들으며 울고, 웃고, 환영해주는 사람들을 보면서 느낀 긍지가 나를 여기까지 오게 했다”고 돌이켰다.

‘대중가요의 여왕’의 선택을 받은 주현미, 조항조는 “부족한 점이 많아 부끄러웠는데 대중가요를 이어가라는 막중한 임무를 주신 거라 생각하고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며 이미자에 고마움을 드러냈다. 조항조는 이미자를 향한 존경의 마음을 담아 즉석에서 자신의 히트곡 ‘고맙소’의 한 소절을 부르기도 했다.

가수로서 무대에 서지 않는다고 해서 이미자가 아예 대중의 곁을 떠나는 것은 아니다. 이미자는 “단을 내려온다는 표현을 쓰지 않는 이유는 후배들에게 대중가요에 대한 책임감을 물려주는 과정에서 조언이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주고 싶기 때문”이라면서 “방송 등에서 관련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나설 것”이라 강조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