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작에 이랬었더라면…IBK기업은행, ‘너무 늦은’ 후반기 첫 연승이라 더 아쉽다

V리그 여자부 IBK기업은행은 또 봄배구 진출이 좌절됐지만, 최소한의 명예를 되살리기 위해 정규리그 남은 3경기를 싹쓸이하겠다는 의지다. 스포츠동아DB

오랫동안 기다린 연승이기에 아쉬움이 짙게 남는다. 너무 늦게 시동이 걸렸다. IBK기업은행은 모처럼 연승에 성공했으나,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순 없다.

IBK기업은행은 5일 화성종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정규리그 6라운드 홈경기에서 정관장을 세트스코어 3-0으로 꺾었다. 지난달 28일 페퍼저축은행전 3-0 완승에 이은 2연속 승점 싹쓸이다.

정말 오랜만의 ‘연승 모드’다. 이번 시즌 전반기(1~3라운드)만 해도 2연승(2회), 6연승을 거두는 등 선전했으나, 후반기(4~6라운드) 들어 내리막길을 걸었다. 페퍼저축은행전 승리에 앞서 6연패의 수렁에 빠지기도 했다.

결국 IBK기업은행은 봄배구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달 25일 정규리그 우승팀 흥국생명에 1-3으로 패하면서 포스트시즌 진출의 실낱같은 희망이 사라졌다. IBK기업은행이 정규리그 남은 3경기에서 온전히 승점 9점을 챙겨도 치열한 2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정관장이나 현대건설을 따라잡을 순 없다. 4~5라운드를 허무하게 날린 게 뼈아프다. 14승19패, 승점 43의 IBK기업은행은 5위 한국도로공사(14승18패·승점 40)에 간발의 차로 앞선 4위다.

비록 종착역으로 향하고, 기대할 수 있는 최대 순위도 4위에 불과하지만, IBK기업은행의 분전은 고무적이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3년 총액 21억 원에 영입한 베테랑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이소영이 부상에서 돌아와 조금씩 리듬을 찾아가자, 팀플레이에 탄력이 붙고 있다.

이소영은 5일 정관장전에서 9점(공격 성공률 40%)을 뽑으며 다음 시즌을 향한 기대감을 조금은 키웠다. 과감한 후위 공격은 없었지만, 블로킹 2개와 서브 에이스 1개를 곁들이며 나름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였다.

외국인 주포 부키리치와 미들블로커(센터) 박은진의 부상으로 정관장이 전력을 기울일 수 없었던 영향도 있지만, IBK기업은행도 ‘명예회복’이 절실한 처지였다. 4위가 4시즌 연속 봄배구 좌절의 아픔을 맛본 팀에는 마지막 위안이다. 8일 도로공사와 홈경기에서 승리하면 4위 가능성은 한층 커진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