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이태석은 2021시즌 프로 데뷔 후 숱한 위기를 극복하며 성장해왔다. “위기는 성장의 기회”라고 말한 그는 최근 완델손이 이탈한 팀을 지탱해내겠다는 의지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포항 이태석은 2021시즌 프로 데뷔 후 숱한 위기를 극복하며 성장해왔다. “위기는 성장의 기회”라고 말한 그는 최근 완델손이 이탈한 팀을 지탱해내겠다는 의지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포항 스틸러스 왼쪽 풀백 이태석(23)은 유소년 시절부터 한국축구를 이끌 재목으로 평가받았다. 2002한·일월드컵 4강 주역인 아버지 이을용 경남FC 감독처럼 날카로운 왼발 킥을 자랑하고, 왼쪽 풀백으로서 직선적인 움직임과 중앙 지향적인 플레이를 모두 할 수 있는 다재다능함을 갖췄기 때문이다. 어린 나이에도 지난 시즌까지 프로에서 101경기(1골·7어시스트)를 소화하며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그동안 순탄한 시간을 보낸 것 같지만, 매 순간 위기도 있었다. 2021시즌 FC서울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이후 내리 3시즌 동안 파이널라운드 그룹B(7~12위)에서 치열한 생존경쟁을 펼친 까닭에 중압감을 적잖게 느꼈다. 지난 시즌에는 23세 이하(U-23) 대표팀 소속으로 나선 2024파리올림픽 지역예선에서 40년만의 본선 진출 실패로 좌절했고, 소속팀 서울에서도 출전시간이 들쭉날쭉했다. 여름이적시장에선 울산 HD 이적이 막판에 무산돼 마음고생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이태석은 “위기는 기회였다”고 말한다. 서울에서 치열한 생존경쟁을 치르면서 성인무대에 안착할 수 있었고, 울산 대신 포항으로 이적하며 출전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그 덕에 지난해 11월 축구국가대표팀에 발탁돼 파리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었다.

이태석은 “지난 시즌 전환점을 맞았다. 포항 이적 후 오른쪽 윙포워드로도 출전하며 1대1 상황에서 수싸움이 더욱 늘었고, 코리아컵 우승을 맛보는 행운도 누렸다”며 “대표팀에 발탁된 것도 내겐 큰 동기부여가 됐다. 아버지 말씀처럼 ‘아무나 갈 수 없는 자리’라 마음을 더욱 다잡고 뛰게 됐다”고 돌아봤다.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도 위기가 찾아왔다. 소속팀 포항은 K리그1 개막 후 1무2패에 그치고 있고, 최근에는 주장 완델손(브라질)까지 전치 2개월 부상으로 이탈했다. 완델손 역시 왼쪽 풀백이 주 포지션이라 이태석의 부담은 더 커졌다.

이번에도 위기를 통해 성장하겠다는 의지다. 이태석은 “박태하 감독님도 현대축구의 트렌드에 맞는 전술을 구사하시다 보니 풀백인 내 역할이 크다. 지난 시즌의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며 “나는 욕심이 많은 선수인데, 팬들 역시 성적 욕심이 크실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두가 웃을 수 있는 시즌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