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차전 팀의 고민-3·4차전 승리의 주역 삼성생명 조수아, WKBL 역대 최초 역스윕 챔프전 진출의 주역 될까

삼성생명 조수아는 BNK와 4강 PO 3·4차전에서 연속 두 자릿수 득점으로 팀의 가드 고민을 해결했다. 5차전 맹활약으로 삼성생명의 사상 첫 역스윕 챔프전 진출을 이끌지 주목된다. 스포츠동아DB

용인 삼성생명은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를 앞두고 고민이 있었다. 배혜윤(36·183㎝)과 이해란(22·182㎝)이 중심을 이루는 높이는 팀의 확실한 강점이다. 외곽에선 키아나 스미스(26·178㎝)가 해결사 역할을 해줄 것으로 믿었다. 문제는 포인트가드였다. 팀의 공격을 조립해야 하는 중요 포지션의 주인공은 마땅치 않았다.

하상윤 삼성생명 감독은 이번 PO에 임하면서 조수아(22·170㎝)를 선발로 기용하고, 이주연(27·171㎝)과 히라노 미츠키(27·166㎝)를 교체로 투입한다는 구상을 세웠다. 주전 가드로 뛰어야 하는 이주연은 정규리그 도중 입은 부상에서 회복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경기 감각과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이에 하 감독은 3명을 번갈아 기용하기로 했다.

1·2차전에서 삼성생명은 경기력 자체가 신통치 않았다. 기대했던 팀의 기둥 배혜윤이 BNK의 집중 수비에 고전했다. 또 배혜윤이 막혔을 때 공격 루트가 마땅치 않았다. 공격이 잘 풀리지 않을 때 가드진이 뚫어줘야 했으나, 효과적이지 않았다. 반면 BNK 주전 포인트가드 안혜지는 기대하지 않았던 외곽슛까지 터트리며 맹활약했다. 당연히 삼성생명 가드진과 비교될 수밖에 없었다.

1·2차전에 모두 선발로 나섰으나 부진했던 조수아는 3·4차전에서 달라졌다. 1차전 무득점, 2차전 9점에 그친 그는 3차전에선 13점을 뽑았다. 특히 3차전 초반 삼성생명이 경기를 잘 풀어나가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3차전에서 확실하게 감각을 되찾은 뒤 4차전에서도 중장거리슛을 적극적으로 시도하며 11점을 올렸다. 어시스트가 2개에 머문 것은 아쉬웠지만, 리바운드는 8개를 잡았다.

삼성생명의 주요 공격 루트는 여전히 에이스 배혜윤이다. 직접 해결하거나, 배혜윤에서 비롯되는 패스를 통해 다른 선수들이 득점하는 방식을 즐겨 활용한다. 조수아가 공격에서 좀 더 힘을 낸다면 삼성생명에는 큰 힘이 된다. 배혜윤을 포함한 장신 선수들이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 더 넓어진다. 이 경우 내·외곽에서 모두 원활하게 득점할 수 있다.

삼성생명은 여자프로농구 역대 최초로 2연패 후 3연승으로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하는 ‘리버스 스윕’에 도전한다. 조수아가 11일 5차전에서도 공격 첨병 역할을 잘 수행한다면, 삼성생명이 기적을 쓸 확률은 좀 더 올라갈 수 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