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중형 픽업트럭 ‘더 기아 타스만’이 출시 한 달 만에 계약 대수 4000대를 돌파하며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프리미엄 픽업트럭’이라는 콘셉트를 내세워 정통 픽업트럭과 차별화된 전략을 펼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사진제공 |기아

기아 중형 픽업트럭 ‘더 기아 타스만’이 출시 한 달 만에 계약 대수 4000대를 돌파하며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프리미엄 픽업트럭’이라는 콘셉트를 내세워 정통 픽업트럭과 차별화된 전략을 펼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사진제공 |기아


기아가 야심 차게 선보인 중형 픽업트럭 ‘더 기아 타스만(The Kia Tasman)’이 출시 한 달 만에 계약 대수 4000대를 돌파하며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지난해 국내 전체 픽업트럭 시장 규모가 약 1만 3000대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단기간 내 이뤄낸 성과는 의미가 크다. 업계에서는 ‘타스만’의 성공이 국내 픽업트럭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픽업트럭 시장의 새로운 강자, 타스만
타스만은 기아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개발한 중형 픽업트럭으로, 강력한 오프로드 성능과 최신 기술이 접목된 편의 사양을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섰다. 국내에서는 사실상 쌍용자동차의 ‘렉스턴 스포츠’가 독점해온 픽업트럭 시장에 기아가 본격적으로 도전장을 던진 셈이다.

타스만은 2.2L 디젤 엔진을 탑재해 최고 출력 202마력, 최대 토크 45.0kgf·m의 성능을 발휘하며, 8단 자동변속기를 기본 장착해 효율성을 높였다. 여기에 후륜구동(RWD)과 전자식 사륜구동(AWD) 시스템을 적용해 온로드와 오프로드 주행 성능을 동시에 강화했다. 특히, 복합 연비 11.0km/L(2WD 기준)를 달성하며 경제성을 확보한 점도 긍정적인 요소로 평가된다.

실내 역시 대형 SUV 못지않은 편의 사양을 갖췄다.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통합한 와이드 디스플레이,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2열 승객을 고려한 넓은 공간 등이 특징이다. 기아는 ‘프리미엄 픽업트럭’이라는 콘셉트를 내세워 정통 픽업트럭과 차별화된 전략을 펼치고 있다.

‘더 기아 타스만’ 운전석 인테리어. 사진제공 |기아

‘더 기아 타스만’ 운전석 인테리어. 사진제공 |기아

●출시 한 달 만에 4000대, 뜨거운 시장 반응
타스만은 사전 계약을 포함해 출시 한 달 만에 4000대 이상 계약되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는 기존 시장의 강자인 렉스턴 스포츠의 연간 판매량(약 1만 3000대)의 30%에 해당하는 수치로, 신차 효과를 감안하더라도 상당한 수요가 확인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픽업트럭 시장은 그동안 특정 브랜드가 장악한 틈새 시장으로 여겨졌으나, 타스만의 등장으로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며 “기아의 브랜드 신뢰도와 SUV 시장에서의 성공 경험이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국내 시장에서 픽업트럭이 레저용(RV)과 다목적 차량(MPV)으로 인식되는 점을 고려할 때, SUV와 유사한 상품성을 강조한 타스만의 전략이 주효한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최근 차박(차에서 숙박하는 캠핑)과 오프로드 레저 활동이 증가하면서 픽업트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점도 흥행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더 기아 타스만’ 1, 2열 공간. 사진제공 |기아

‘더 기아 타스만’ 1, 2열 공간. 사진제공 |기아

●미국·호주·유럽 시장 겨냥
기아는 타스만을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핵심 모델로 육성할 계획이다. 우선, 미국과 호주 시장을 주 타깃으로 삼고 있으며, 유럽 일부 국가에서도 판매를 검토 중이다.

미국 픽업트럭 시장은 연간 300만 대 규모로, 포드, GM, 토요타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경쟁하는 핵심 시장이다. 기아는 타스만을 중형 픽업트럭 세그먼트에 배치해 토요타 타코마(Tacoma), 포드 레인저(Ranger) 등과 경쟁할 계획이다. 특히, 하이브리드 및 전동화 모델 추가 가능성도 거론되며 전기 픽업트럭 시장까지 겨냥할 가능성이 크다.

호주 시장 역시 기아가 타스만 출시 초기부터 집중하는 지역 중 하나다. 호주는 1톤급 픽업트럭이 전체 자동차 시장의 2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픽업트럭 선호도가 높다. 기아는 현지 소비자들의 수요를 고려해 강력한 내구성과 험로 주행 성능을 강조한 모델을 선보이며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기아 브랜드 확장 신호탄 될까
타스만의 흥행은 단순히 한 모델의 성공을 넘어 기아의 브랜드 확장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기아는 최근 전기차(EV)와 SUV 시장에서의 성공을 기반으로 새로운 차종에 도전하고 있으며, 타스만 역시 브랜드 다변화의 일환으로 출시됐다.

업계에서는 기아가 타스만을 통해 픽업트럭 시장에서 자리 잡을 경우, 향후 전동화 픽업트럭이나 대형 트럭 시장 진출까지도 고려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타스만의 성공 여부에 따라 향후 기아가 미국, 호주, 유럽 등에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