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웨스트엔드 명작 ‘비기닝’, 한국 초연 무대 성공적 개막
이종혁·유선·윤현민·김윤지, 섬세한 감정 연기로 관객 사로잡다
공연 후 관객들 ‘이렇게 공감되는 연극은 처음’ 뜨거운 호응

연극 ‘비기닝’(제작: ㈜수컴퍼니)이 3월 7일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한국 초연의 막을 올렸다.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은 데이비드 엘드리지(David Eldridge)의 대표작으로, 연애의 시작과 감정의 변화 속에서 갈등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개막과 동시에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으며 성공적인 출발을 알렸다.

‘비기닝’은 2017년 영국 초연 이후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작품으로, 엘드리지의 3부작 중 첫 번째 이야기다. 연애에는 서툴지만 진솔한 두 남녀가 서로에게 다가가는 과정을 90분 동안 밀도 있게 풀어내며, 관계 형성의 어려움과 현대인의 외로움을 섬세하게 조명한다. 극 전체가 두 인물 간의 대화로만 진행되지만, 그 속에서 긴장감과 몰입도가 극대화된다.

관객들은 대니와 로라의 대화를 들으며 자신의 연애 경험을 떠올리고, “내 이야기 같다”, “실제 연애 상담을 보는 것 같다”는 반응을 보이며 깊은 공감을 표현했다.

이종혁·유선·윤현민·김윤지, 더블 캐스팅으로 더욱 풍성한 연기 변주

이번 한국 초연에서는 배우 이종혁과 윤현민이 대니 역을, 유선과 김윤지가 로라 역을 맡아 더블 캐스팅으로 무대를 꾸민다.

대니는 소심하지만 따뜻한 성격을 가진 남성으로, 연애 경험이 많지 않아 서툴지만 진심을 다하는 인물이다. 이종혁은 특유의 따뜻한 카리스마로 대니의 성숙한 매력을 강조하는 한편, 윤현민은 현실적인 연기와 디테일한 표현력으로 대니의 어색하면서도 사랑스러운 면을 부각시킨다.

로라는 독립적인 커리어우먼으로 사회적으로 성공했지만 내면적으로 외로움을 느끼는 인물이다. 감정을 표현하는 데 서툴지만 솔직한 내면을 지닌 캐릭터로, 유선은 깊이 있는 감정 연기로 로라의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김윤지는 생동감 넘치는 연기로 로라의 강인하면서도 사랑스러운 면을 강조한다.

특히 두 배우가 펼치는 감정 연기의 차이가 각기 다른 색깔의 ‘비기닝’을 만들어내며, 같은 작품이라도 캐스팅에 따라 또 다른 감동을 선사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니멀한 무대, 섬세한 연출… 관객 몰입 극대화

연극 ‘비기닝’의 무대는 로라의 집을 배경으로 한다. 단순한 공간 구성 속에서 두 배우의 감정 연기가 극대화되도록 설계됐다. 미니멀한 연출을 통해 관객들이 마치 실제 누군가의 집에서 벌어지는 대화를 엿보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이러한 연출 방식은 관객들이 더욱 깊이 작품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공간은 제한적이지만 배우들의 세밀한 감정 연기와 현실적인 대사 덕분에 관객들은 작품 속 인물의 감정에 자연스럽게 빠져든다. “90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두 배우의 감정선이 너무 생생해서 나도 모르게 숨을 죽이고 봤다”는 반응이 공연 후 이어졌다.

개막일에는 배우 유선과 전작 ‘러브레터’를 함께했던 하희라가 남편 최수종과 함께 공연장을 찾아 유선 배우를 응원했다. 또한, 절친한 사이로 알려진 이태란, 김성은, 최자혜 배우도 관람하며 깊은 감동을 전했다. 이종혁과 같은 소속사인 구성환, 김규리 배우도 공연장을 찾아 ‘비기닝’의 성공적인 개막을 축하했다.

공연 후 이어진 커튼콜에서는 “대사의 힘이 대단하다”, “이렇게 공감되는 연극은 처음”, “실제 내 연애를 돌아보게 만드는 작품”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작품의 흡입력을 증명하는 관객 반응은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뜨겁게 이어지고 있다.

연애뿐 아니라 인간관계에 대한 깊은 성찰 담아…
연극 ‘비기닝’은 단순한 로맨스를 넘어, 현대인이 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겪는 불안과 용기를 섬세하게 담아낸다. 극 중 두 인물이 서로의 감정을 탐색하며 나누는 솔직한 대화는 관객들에게 공감과 동시에 위로를 전한다.

관객들은 “단순한 연애극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탐구하는 작품 같다”, “연애뿐만 아니라 인간관계에서 우리가 겪는 불안과 용기에 대한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는 반응을 보이며, 작품이 던지는 메시지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서툴지만 진심을 다하는 두 사람의 이야기가 따뜻한 공감과 여운을 남기는 연극 ‘비기닝’. 관객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선사하는 이번 공연은 3월 23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만나볼 수 있다.

(사진 제공 = ㈜수컴퍼니)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