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웨이크필드도 아니잖아요” SSG 노경은, 유망주 포수들에게 너클볼 사인 공지한 사연

SSG 노경은. 스포츠동아DB

“포크볼 사인을 낸 뒤 던지려고요.”

SSG 랜더스 노경은(41)은 KBO리그에서도 매우 희소한 투수다. 너클볼을 던질 수 있는 몇 안 되는 투수 중 한 명이다. 직구, 포크볼,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삼고 있지만,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기 위해 기습적으로 너클볼을 던지곤 한다.

회전이 많지 않은 너클볼은 ‘마구’로 불린다. 투수가 공을 던진 뒤 포수의 미트에 닿기까지 공의 변화가 워낙 심하기 때문이다. 웬만한 베테랑급 포수라고 해도 구속이 뒷받침되는 너클볼은 쉽게 받아내지 못한다.

‘너클볼러’ 노경은은 2025시즌을 앞두고 변수를 맞이했다. ‘리모델링’을 진행 중인 SSG가 새 시즌에는 백업 포수 육성에 집중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주전 포수 이지영이 건재하지만, 상황에 따라 조형우(23), 이율예(19) 등 유망주급 포수들이 적잖게 1군 안방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노경은으로선 너클볼을 던지는 데 분명 부담을 느낄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그는 “전혀 상관없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노경은은 11일 시범경기 인천 한화 이글스전을 앞두고 “어린 포수들에게는 미리 얘기해놓았다. 포크볼 사인을 낸 뒤 너클볼을 던지려고 한다. 피치컴에도 너클볼 사인은 따로 들어가 있지 않다. 내가 던지고 싶을 때 던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포수가 헷갈릴 수도 있지 않으냐’란 취재진의 질문에 그는 “내가 웨이크필드도 아니고(웃음), 너클볼 구속이 그리 빠르지 않다. (포수는) 그냥 느린 아리랑 볼을 잡는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답했다. 팀 웨이크필드는 1992년부터 2011년까지 메이저리그(MLB)에서 활약하며 200승을 거둔 전설의 너클볼 투수다.

노경은은 “어린 포수들이 자신감을 보였다. 좋은 기량을 갖추고 있는 선수들이다. 크게 신경 쓰지 않고 편하게 던질 생각”이라며 유망주 포수들에게 굳은 신뢰를 보냈다.


인천｜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