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의사가 부산교육감선거 운동에 나선 이유는?
김 센터장 “학대장애아동 손잡고 진료실 찾은 최 후보에 ‘감동’”
최윤홍 후보 공동선대위원장 맡은 온병원 행동발달증진센터 김상엽 센터장. (사진제공=최윤홍 후보 캠프)

최윤홍 후보 공동선대위원장 맡은 온병원 행동발달증진센터 김상엽 센터장. (사진제공=최윤홍 후보 캠프)


정신과 의사가 4.2 부산시교육감 재선거에서 특정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대통령 탄핵정국과 맞물려 어느 선거 때보다 정치와 이념 과잉의 시기에 열리는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 그가 왜 부산시교육감 권한대행과 부교육감을 지낸 최윤홍 후보를 위해 발 벗고 나섰을까.

지난 9일 오후 부산 서면교차로 옆 최윤홍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한 온병원 행동발달증진센터 센터장인 김상엽 박사(소아정신의학과전문의)는 최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위원장을 제안 받고 이를 수락했다. 현역 정신과의사인 그가 살벌한 선거판 한 복판에 직접 뛰어든 데엔 발달장애인에 대한 최 후보의 따뜻한 인식에 감동해서라고 한다.

김상엽 박사는 수락 연설에서, 자신과 최윤홍 후보 간에 얽힌 감동적인 사연을 소개했다. 최근 김 박사가 치료하고 있던 발달장애 아동이 민간 교육시설에서 치료사들로부터 아동학대를 당했다. 학대현장은 때마침 아동의 아버지에게 발각됐고 상당히 오랫동안 학대가 지속됐을 것으로 보고 경찰에서 수사를 하고 있다는 거다. 그런 상황에 이번 교육감선거에 출마 선언한 전 부산시교육감 권한대항인 최윤홍 후보가 학대피해아동의 손을 잡고 김상엽 박사의 진료실을 찾아와, “이 아이들을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며 울먹이더라는 거다.

김상엽 박사는 그 당시를 회상하면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머리가 아니고, 심장이잖아요. 최윤홍 후보가 입고 온 빨간색 옷이 마치 그의 심장 같았어요. 그 심장 속에 뜨거운 그의 마음이 살아있었어요. 아이들을 위하는 진정한 마음이 그의 속에 살아있다는 걸 그때 느꼈고, 그를 위해 선대위에 참여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부울경지역 발달장애인 거점병원인 온병원 행동발달증진센터 센터장을 맡고 있는 김상엽 박사는 소아정신의학과 명의로, 부울경 지역으로부터 진료 받으려고 몰려드는 환자들로 인해 거의 매일 밤 12시를 넘기기가 일쑤다. 외래 예약환자만 하더라도 4, 5년이나 기다려야 할 정도라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11월 11일 온병원 행동발달증진센터는 부산시교육청과 ‘특수교육대상 행동중재 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해, 특수교육대상 학생 가운데 심각한 문제행동을 가진 학생들을 대상으로 조기중재, 사회성증진, 부모교육, 가족지원 등 다양한 발달장애인 지원 프로그램을 실시하기로 했다.

한편 지난 9일 최윤홍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는 발달장애 학생들로 구성되고, 지난해 3월 온병원 행동발달증진센터에서 창단·운영하는 ‘그린필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참석해 최 후보를 위해 축하 연주를 가졌다. ‘그린필오케스트라’는 김상엽 박사의 권유로 시작해, 현재 10명의 단원들이 바이올린, 첼로, 플루트, 피아노 등을 배우고 있다. ‘그린필오케스트라’는 창단 9개월 만인 지난 11월 부산시교육청이 주관하는 열린음악회에 초대받기도 했다.

김상엽 박사는 16일 “최윤홍 후보는 ‘무수저’로서 9급 말단 공무원에서 2급 부교육감에 이르기까지 파란만장한 삶을 극복해온 입지전적인 인물”이라고 평가하고 “대표적으로 사회적 약자인 발달장애인을 위한 그의 따뜻한 마음이 ‘부산교육 체인지’를 이뤄낼 수 있게 시민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 주기를 바란다”며 최윤홍 후보의 지지를 당부했다.

부산 | 김태현 스포츠동아 기자 localbuk@donga.com


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