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행사·축제 예산 235억 원 공개… 예산 낭비 논란 ‘불씨’

●국내산 경주마 활성화 예산 집행 ‘도마 위’… 경마 조장하는 행위 지적
●언론사 행사 지원… 예산 낭비 vs 지역 경제 활성화 ‘갑론을박’

경기도 2023회계연도 행사·축제 원가회계정보 공개 내용. 사진제공｜경기도 

경기도가 2023회계연도 행사·축제 원가회계정보를 공개하면서 지방자치단체의 행사·축제 예산 집행 실태가 다시금 도마 위에 올랐다.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행사·축제가 지역 경제 활성화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경기도 행사·축제 예산, 과연 효율적인가?

지난 2024년 9월 20일, 경기도 회계과는 ‘지방재정법’ 제60조 재정운용상황 공시에 따라 2023회계연도 행사·축제 원가회계정보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경기도 내에서 진행된 행사·축제 사업 78건의 총원가는 235억 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사업수익은 6억 원에 불과해 순원가는 229억 원에 달했다. 이는 대다수 행사가 적자 운영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지방자치단체는 주민 화합, 관광객 유치, 지역 홍보 등을 목적으로 다양한 행사·축제를 개최하고 있지만, 경제적 실효성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정부는 행사·축제 경비 집행 공개 제도를 도입하고, 보통교부세 산정 기준에 축제 경비 절감 노력을 반영하는 등 예산 낭비를 방지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를 운영 중이다.

●예산 집행 기준 강화에도 불구, 지속되는 논란

‘지방재정투자사업 심사규칙’에 따르면, 총사업비 1억 원 이상 3억 원 미만의 행사성 사업은 자체 심사를, 3억 원 이상 30억 원 미만의 사업은 시·도의뢰 심사를 받아야 한다. 30억 원 이상의 대형 행사·축제 사업은 중앙정부의 심사를 거쳐야 한다. 또한, 매년 또는 격년제로 개최되는 사업의 경우, 직전 연도 대비 예산이 20% 이상 증가하지 않는 한 3년마다 투자심사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지자체에서는 유사한 행사를 중복 개최하거나, 명확한 성과 분석 없이 예산을 증액하는 사례가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예산 낭비와 행사 실효성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행정안전부, 일부 행사 원가 공개 대상 제외 논란

한편, 행정안전부는 주민 대상 교육, 공무원 행사, 기념행사, 대규모 국제행사를 원가회계정보 공개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예산 집행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행사 유형과 관계없이 모든 행사 예산 내역이 공개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속적인 감시와 개선이 필요

경기도청 전경. 사진제공｜경기도청 

전문가들은 “행사·축제가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실효성이 부족한 행사에 대한 예산 삭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예산이 적절하게 사용되는지에 대한 지속적인 감시와 평가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경기도 행사·축제 목록에는 ‘도민과 함께 하는 세상’, ‘경기도 상생 프로젝트’, ‘도정 정책의 이해’, ‘소통으로 하나 되는 경기’ 등 총 78개 행사가 포함됐다. 특히, 경기도 축산정책과 관계자는 “국내산 경주마 활성화를 위해 2억 2,000만 원을 한국마사회에 보조금으로 지급했고, 제10회 경기도지사배 승마대회 및 기타 부대행사에도 2,500만 원을 투입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경마를 조장하는 행위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편, 과거 2018년 10월 4일 인천지검 특수부는 지역신문사들이 보조금을 불법적으로 유용한 사건을 적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인천시는 언론사 행사 지원을 대폭 축소하거나 공모사업으로 전환하는 등 대책을 마련했다. 이는 지방자치단체의 행사 예산 집행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사례로 볼 수 있다.

결국, 행사·축제 예산이 실질적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투명성을 높이고, 예산 낭비를 줄이는 노력이 필수적이다. 앞으로도 지방자치단체의 행사·축제 예산 집행에 대한 지속적인 감시와 개선이 요구된다.

경기｜장관섭 기자 localcb@donga.com


장관섭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