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수를 넘어 ‘가치 있는 콘텐츠’ 추구”- 이선영 썬픽처스 대표 인터뷰

썬픽처스 이선영 대표.

누구나 인정하는 ‘영상의 시대’다. 사람들은 유튜브에서 정보를 찾고, 영상을 보며 많은 시간을 보낸다. 이에 따라 관공서나 기업, 기관에서도 영상을 활용한 홍보가 중요해졌다. 부작용도 있다. 경쟁적으로 영상을 만들다 보니 자극적이고 혐오 요소를 재미로 여기는 영상들도 많아졌다. ‘조회수 지상주의’에 빠진 나머지 논란에 휩싸여 역효과를 내는 경우도 있다.

이런 가운데 영상제작사 썬픽처스는 ‘가치 중심 기획’을 내세우며 변화를 만들고 있다. 인권과 다양성에 중점을 두면서도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주는 영상들로 의뢰 고객의 품격을 높여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썬픽처스의 이선영 대표로부터 그들의 철학을 직접 들었다.

■ 인권 감수성 바탕…외주제작에서 자체 IP 개발로 확장 중

- 썬픽처스는 어떤 회사인지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썬픽처스는 관공서, 기업의 유튜브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일을 하는 회사입니다. 더불어 유튜브 최초 1인 독백극 형식 웹 시리즈인 ‘마음영화’ , AI를 활용한 아동용 스토리텔링 콘텐츠 시리즈인 ‘마음동화’ 등 자체 IP 개발을 하며 종합 콘텐츠 제작 회사로 발돋움하고 있습니다.”

- 타 영상제작사와 다른 썬픽처스만의 경쟁력은 무엇인가요.
“썬픽처스의 경쟁력은 ‘가치 중심 기획’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극적인 방법으로 순간의 시청자를 끌어들이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요즘이지만 썬픽처스는 뚝심 있게 기관과 기업의 가치를 알리는, 오래 볼 수 있는 가치 있는 영상 콘텐츠를 만들어 왔습니다. 이것이 고객들이 저희를 찾아주는 이유가 아닐까요. 물론 재미와 조회수도 포기할 수 없습니다. 고객이 진정으로 전달하고 싶은 가치를 진정성 있게 담아내면서 동시에 재미도 확보하는 것이 저희의 경쟁력이라고 생각합니다.”

- 영상을 만들 때 썬픽처스에서 특별히 중점을 두는 부분은?
“썬픽처스가 중점을 두는 부분은 ‘인권 감수성’입니다. 파급력이 큰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이러한 인권 감수성을 갖추지 못하면 결국 의뢰를 한 고객의 격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썬픽처스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성별, 장애, 직군 등 사회구성원의 다양성을 반영할 수 있는 자체 필터링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프로덕션 각 단계마다 검수를 거쳐 품격 있는 영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와 그 이유는?
“LS electric의 국내 및 해외 고객을 위한 제품군별 동작 및 유지보수 매뉴얼 서비스 동영상 제작 프로젝트가 기억에 남습니다. 프로그램 기획, 촬영부터 편집까지 시나리오를 제외한 전 과정을 수행했던 이번 프로젝트는 2021년도에도 함께 작업했던 서비스 동영상 프로젝트의 연장선으로 진행되었는데요. 일반인에게 생소한 전기·전력 제품의 전문적인 부분을 영상으로 담아야 하는 만큼 제품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했습니다. 당시 제품에 대해 파고들고 모르는 부분은 질의하여 답을 찾아나가면서 몇 달을 담당자와 동고동락하듯 과업을 수행했습니다. 이런 노력을 알아주는 듯, 이번에 서비스 동영상을 추가로 제작하면서 또 한 번 함께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도 열심히 공부해 가며 즐겁게 작업했습니다.
두 번째로는 용인시청 기후대기과의 의뢰로 채널 브랜딩부터 콘텐츠 제작까지 전 과정을 수행했던 ‘용인을 바꾸는 시간(탄소 ZERO)’ 프로젝트가 기억에 남습니다. 탄소중립 정책 소개 및 인식개선을 목적으로 웹예능, 다큐멘터리, CM송 제작, 구독자 확보를 위한 이벤트 등 재미있는 콘텐츠를 제작하여 용인시 탄소중립 인식 확산에 이바지했습니다.”

- 영상 제작은 여러 사람이 참여하는 작업인데 리더로서 어떻게 리더십을 발휘하시나요.
“저는 저희 팀원들의 전문성을 믿습니다. 영상제작은 기획, 시나리오, 촬영, 편집 등 복잡한 프로세스로 이루어진 일입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고객과의 소통을 통해 큰 틀의 방향성을 잡고 각 파트별로 최고의 퍼포먼스를 낼 수 있도록 전문성을 믿고 충분히 아이디어를 낼 수 있도록 지지해 줍니다. 제가 늘 하는 말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선 칭찬 후 지적’입니다. 팀원들이 120%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프로젝트에 기여하고 있는 노력을 먼저 칭찬하고 후에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제안합니다. 과도하게 개입하기보단 스스로 문제점을 찾고 개선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었을 때 혼자서 모든 일을 끌고 가는 것보다 훨씬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믿습니다.”

■ “1인 영상 시대, 오히려 전문가의 역량 돋보일 것”

- 최근 영상 제작의 흐름을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그에 맞춰 썬픽처스가 지향하는 방향은?
“전문 촬영 장비 보급 및 휴대전화 카메라의 발전, 그리고 생성형 AI의 출현으로 간단한 영상은 비전문가도 쉽게 제작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또한 1분 미만의 숏폼 콘텐츠가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은 오히려 영상 제작 전문가와 비전문가와의 차별점을 더욱 명확하게 드러낸다고 생각합니다. 임팩트 있는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는 관공서와 기업의 입장에서는 그저 스쳐 지나가는 영상이 아닌 타깃 집단에 확실하게 소구할 수 있는 영상 기획이 필요합니다. 썬픽처스는 시장을 분석하고 최적의 방식으로 영상을 기획하여 제안하는 전문성을 살려서 오래 볼 수 있는, 가치 있는 영상 콘텐츠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 썬픽처스의 앞으로 계획은.
“썬픽처스는 지속적으로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생성형 AI와 그래픽 툴 스터디를 통해 개개인의 역량을 발전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예산의 한계를 뛰어넘는 기획을 실현해 기술적인 도약을 이룰 것입니다. 그리고 썬픽처스는 관공서와 기업의 콘텐츠 제작 사업 분야를 확대하면서 동시에 자체 IP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입니다. 썬픽처스는 더 나은 세상을 향한 콘텐츠 제작에 힘쓰고 있습니다. 인권, 환경, 경제 등 사회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내용을 사람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 영상제작자로서 꿈꾸는 개인적인 비전.
“저는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연출가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제가 연출한 영상을 보고 사람들이 ‘공감된다, 내 이야기 같다’거나 ‘눈물이 나왔어요’라는 피드백을 들을 때 큰 보람을 느낍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과 철학이 담긴 많은 작품을 만들고 싶습니다.”

정태기 스포츠동아 기자 localkn@donga.com


정태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