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우리병원 신경과 정유리 과장. 사진제공 l 부천우리병원

부천우리병원 신경과 정유리 과장. 사진제공 l 부천우리병원



봄철이 되면 일교차가 커지고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갑작스러운 기온 변화에 신체가 잘 적응하지 못하면서 혈압, 혈관의 급격한 변화가 생기고 자율신경계가 불안정해지며 어지럼증이 생기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이러한 어지럼증이 계절 변화에 따른 일시적인 증상이라고 생각하지만, 몸을 가누기 어려울 정도로 어지럼증이 심하거나 자주 반복하여 발생한다면 신경과를 찾아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이러한 경우에는 특정 질환이 원인이 되어 나타나는 어지럼증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어지럼증은 자신이나 주변 환경이 움직이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움직이는 듯한 느낌이 드는 상태를 말한다. 사람에 따라서는 빙글빙글 도는 느낌과 함께 오심, 구토, 시야 흐림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을 방치하면 몸의 균형을 잃고 쓰러져 낙상사고를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어지럼증은 그 원인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중추성 어지럼증으로, 주로 뇌와 관련된 질환에서 발생한다. 뇌졸중이나 뇌혈관 질환 등이 발생하면 뇌 조직이 파괴되거나 뇌에 충분한 양의 혈액이 공급되지 않게 되어 극심한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이 경우, 극심한 두통이나 감각 저하, 언어 장애, 손이나 발의 마비 등 다양한 이상 증세가 동반될 수 있으며 즉시 치료하지 않으면 환자의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다. 고혈압, 당뇨병 등을 앓고 있는 사람은 봄철 뇌혈관질환이 발병할 위험성이 일반인보다 더 높기 때문에 환절기 건강 관리에 특히 신경 써야 한다.

또 다른 종류는 말초성 어지럼증이다. 주로 전정기관과 관련된 문제로 발생하며, 대부분의 어지럼증이 말초성 어지럼증에 속한다. 말초성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이석증이 있다. 이석증은 귓속의 전정기관에 있는 작은 돌이 비정상적인 위치로 이동하면서 발생하는 어지럼증이다. 이에 따라 머리를 움직일 때마다 빙글빙글 도는 듯한 어지럼증이 나타나게 된다. 이석증은 중년 이상에서 흔히 발생하는데, 증상이 갑작스럽게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이 밖에도 다양한 내과적, 정신과 질환이 원인이 되어 어지럼증이 나타날 수 있다. 저혈당, 빈혈 등이 원인이 되어 어지럼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심리적인 원인으로는 불안증, 우울증, 과호흡증 등이 있을 수 있다. 약물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전립선 비대증 약물, 고혈압 약물, 신경안정제나 우울증 약물 등은 기립성 저혈압을 유발할 수 있어 어지럼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사람에 따라서는 감기약이나 호흡기 질환 약물로 인해 어지럼증을 겪기도 한다.

어지럼증은 다양한 원인의 영향을 받아 발생하기 때문에 정밀 검사와 진단을 통해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원인을 신속하게 파악해야 제대로 치료할 수 있다. 특히 중추성 어지럼증은 원인인 뇌혈관질환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예후가 매우 좋지 않기 때문에 어지럼증이 심해지거나 자주 발생한다면 이를 피로, 노화 탓으로 여기지 말고 신경과를 방문해 뇌혈관 상태 등을 꼼꼼히 파악하여 어지럼증의 원인을 밝혀야 한다.

부천우리병원 신경과 정유리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