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돌아왔다” PO 역스윕 역사 다시 쓴 디펜딩 챔프 대한항공, KB손보 꺾고 8연속 챔프전 진출

대한항공 베테랑 세터 유광우(5번)가 30일 의정부 경민대 기념관에서 열린 KB손해보험과 PO 3차전 도중 외국인선수 러셀(51번)에게 토스하고 있다. 사진제공｜KOVO

‘현대캐피탈 나와라!’

정규리그 3위 대한항공이 30일 의정부 경민대 기념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PO·3전2선승제) 3차전에서 2위 KB손해보험을 세트스코어 3-0(25-20 25-20 28-26)으로 꺾고 챔피언 결정전(5전3선승제)에 올랐다. 지난 시즌까지 역대 남자부 PO에서 3위의 챔프전 진출 비율은 약 15.8%(19번 중 3번), 1차전을 내준 팀이 2~3차전을 잇달아 잡은 사례도 2017~2018시즌 대한항공을 포함해 2차례에 불과했지만, 대한항공에는 모두 숫자에 불과했다.

지난 시즌까지 통합 4연패의 위업을 달성한 대한항공은 이로써 2016~2017시즌부터 이번 시즌까지 8시즌(2019~2020시즌은 코로나19 여파로 포스트시즌 미개최) 연속 챔프전 진출에도 성공했다.

대한항공은 경기 초반부터 KB손해보험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1세트 3-2에서 3연속득점으로 앞서나간 대한항공은 7-4에서도 다시 3연속득점하며 승기를 잡았다. 세터 유광우는 날개 공격수와 미들블로커(센터)를 고르게 활용하며 KB손해보험 블로커들이 갈피를 잡지 못하게 만들었다. 대한항공은 2세트 2-2에서도 4연속득점으로 일찌감치 격차를 벌렸다. 2세트에는 외국인선수 러셀이 홀로 9점을 뽑아내며 승리에 앞장섰다.

3세트에는 뒷심이 돋보였다. KB손해보험이 ‘이대로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로 9-3까지 앞서나갔다. 그러나 세트 중반부터 대한항공이 KB손해보험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15-19에서 3연속득점으로 턱밑까지 추격했다. 이후 19-21에서 정한용을 앞세운 2연속득점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저력을 발휘한 대한항공은 3차례 듀스 끝에 러셀과 최준혁을 앞세워 승부를 마무리했다.

PO의 수훈갑은 유광우였다.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유광우의 운영에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게 (한선수가 있음에도) 세터를 바꾸지 않은 이유”라고 말했다. 2, 3차전 연속 수훈선수로 선정된 유광우는 “힘들었지만, 정말 재미있었다. 이 기운을 몰아서 천안에 가겠다”며 “기세로 밀어붙여서 재미있는 시리즈를 만들어보겠다”고 다짐했다. 틸리카이넨 감독도 “우리가 돌아왔다. 천안에서 보자”며 웃었다. 정규리그 1위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의 챔프 1차전 4월 1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펼쳐진다.


의정부｜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