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밤, 음악이 프랑스의 향기를 품고 스며든다.
서울시립교향악단(대표이사 정재왈, 이하 서울시향)이 5월 15일과 16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2025 서울시향 드뷔시와 라벨>을 개최한다. 프랑스에서 태어나 유럽에서 활동하며 올리비에 메시앙에게 작곡을 배운 휴 울프의 지휘 아래 프랑스 음악의 정수를 선보이며,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알레나 바예바가 협연자로 나선다.

연주는 중국 출신 프랑스 작곡가 천치강의 ‘오행(五行)’으로 시작한다. 이 곡은 1998년 ‘라디오 프랑스’ 방송국의 의뢰로 작곡됐고, 2001년 BBC ‘마스터프라이즈 시상식’ 최종 후보에 오른 작품이다. 중국 고유의 오행설을 바탕으로 한 2분 남짓의 다섯 소곡이 물, 나무, 불, 흙, 금속의 원소를 음악으로 풀어내며, 우주를 구성하는 힘을 느끼게 한다.

이어 2001년 비에니아프스키 콩쿠르 우승에 빛나는 알레나 바예바가 쇼스타코비치 바이올린 협주곡 1번으로 서울시향 데뷔 무대에 오른다. 키르기스스탄 태생의 바예바는 파가니니 콩쿠르, 센다이 바이올린 콩쿠르 우승자이자 뉴욕 필, 홍콩 필, 런던 필 등 세계 무대를 누비는 연주자다. 쇼스타코비치 서거 50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협연에서, “스탈린 체제의 억압 속에서도 자유를 향한 갈망을 담고 있으며, 쇼스타코비치 특유의 슬픔과 고독이 짙게 배어 있다”는 명곡을 연주한다.
17세부터 매 시즌 이 곡을 연주해온 바예바의 깊은 해석과 강렬한 서사가 기대된다.

2부에서는 올해 탄생 150주년을 맞는 라벨의 ‘고귀하고 감상적인 왈츠’와 프랑스 인상주의 대가 드뷔시의 ‘바다’가 무대에 오른다. 라벨의 작품은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음악 세계로 관객을 초대하고, 드뷔시의 ‘바다’는 끝없이 변화하는 물결처럼 감정과 색채를 오케스트레이션으로 풀어내며, 마치 한 폭의 그림을 듣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다섯 번째로 서울시향과 만나는 휴 울프의 중도적 리더십은 이번 무대에서 작곡가들의 섬세한 감성을 한층 더 빛낼 전망이다. 서울시향의 이번 공연은 거대한 바다 앞에 서 있는 듯한 경외로움과, 마음 깊은 곳을 울리는 음악의 힘으로 관객들의 밤을 오랫동안 적셔줄 것이다.

티켓은 좌석 등급별 1만~10만 원이며, 서울시향 홈페이지와 콜센터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서울시향 누리집 회원은 1인 4매까지 10% 할인, 만 24세까지 회원은 본인에 한해 40%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