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SK 선수들이 11일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LG와 챔피언 결정전 4차전에 승리한 뒤 한 데 모여 기뻐하고 있다. 그들의 다음 목표는 13일 5차전에서 이번 챔프전 첫 홈 승리를 팬들에게 선물하는 것이다. 사진제공|KBL

서울 SK 선수들이 11일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LG와 챔피언 결정전 4차전에 승리한 뒤 한 데 모여 기뻐하고 있다. 그들의 다음 목표는 13일 5차전에서 이번 챔프전 첫 홈 승리를 팬들에게 선물하는 것이다. 사진제공|KBL


서울 SK는 ‘2024~2025 KCC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7전4승제)에서 벼랑 끝 승부를 이어가고 있다. 11일 열린 챔피언 결정전 4차전에서 창원 LG에게 완승을 거둬 반격에 성공했지만 시리즈 전적은 1승3패다. 한 경기만 더 지면 그들의 시즌은 종료된다. 역대 KBL 챔피언 결정전에서 3연패를 당한 팀이 4연승으로 역스윕으로 우승을 차지한 적은 한 차례도 나오지 않았다. 기적을 바라야 할 SK다.

SK는 3연패 후 맞은 4차전에서 희망 요소를 확인했다. 자밀 워니에게 공격을 몰아주지 않더라도 팀 득점을 어느 정도 올릴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김선형, 안영준, 워니, 오세근이 나란히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특히 오세근과 안영준의 득점이 살아났다는 게 SK에 긍정적요소다. 안영준은 적극적인 골밑 돌파가 인상적이었다. 외곽슛에만 의존하지 않았다. 오세근은 손가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3점슛 2개를 터트렸다. 3차전까지 파워포워드 포지션에서 LG 칼 타마요의 활약에 밀린 SK에게는 오세근의 득점이 큰 힘이 됐다.

서울 SK 오세근이 11일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LG와 챔피언 결정전 4차전에 슛을 시도하고 있다. 오세근이 살아난 게 SK에게는 큰 힘이다. 사진제공|KBL

서울 SK 오세근이 11일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LG와 챔피언 결정전 4차전에 슛을 시도하고 있다. 오세근이 살아난 게 SK에게는 큰 힘이다. 사진제공|KBL

전희철 SK 감독은 4차전을 마친 뒤 “SK다운 경기력이 나왔다”며 모처럼 환하게 웃었다. 공격의 속도를 살리고, 내·외곽에서 고른 득점으로 상대를 제압했다는 의미였다. SK가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비결이 속공과 짜임새 있는 공격이었다. 하지만 SK는 챔피언 결정전 3차전까지 이러한 모습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 속도를 높인 경기도 있었지만 마무리가 좋지 않았고, LG에게 끌려다녔다. 전 감독과 SK 선수들 모두 스트레스가 심했다.

시리즈가 장기화되면서 SK도 체력적인 부담이 쌓이고 있다. LG 선수들보다 SK 선수들의 연령대가 높다. 또 오세근, 최원혁, 최부경, 김선형 등 주축 선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수비 비중이 높은 오재현은 허리가 좋지 않아 창원에서 열린 3·4차전을 결장했다. 팀과 떨어져 휴식을 취한 그의 5차전 출전도 미지수다.

서울 SK 전희철 감독이 11일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LG와 챔피언 결정전 4차전에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사진제공|KBL

서울 SK 전희철 감독이 11일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LG와 챔피언 결정전 4차전에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사진제공|KBL

SK가 시리즈의 분위기는 바꿔놓았으나 여전히 코너에 몰린 상황이다. 그럼에도 4차전에서 확인한 긍정 요소를 통해 5차전도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했다. SK 전 감독과 선수들은 일단 5차전만 생각한다. 홈에서 열리는 5차전을 승리해 홈 팬들에 이번 챔피언 결정전 첫 승리를 선물한다는 의지다. 2번째 승리를 얻으면 향후 시리즈 흐름은 정말 예측할 수 없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