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라면·치토스 체스터쿵…추억의 간식 재소환

-‘뉴트로’ 열풍 부는 식품업계

식품업계가 단종 제품을 재출시하는 ‘뉴트로(New+Retro의 합성어)’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뉴트로는 과거에 대한 향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즐기는 것을 말한다. 중장년층에게는 추억을 상기할 수 있는 감성적 소비를, 젊은 세대에게는 경험한 적이 없는 새로운 테마를 선사한다. 전 세대를 관통하는 감성을 통해 다양한 세대의 소비자 지갑을 열겠다는 전략이 깔려있다. 또 친숙하고 검증된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와 신제품 출시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려는 업체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물이라는 해석도 있다.

식품업계가 단종 제품을 재출시하는 ‘뉴트로’ 마케팅에 한창이다. 재출시 3개월 만에 1000만 봉지 판매를 돌파한 ‘농심라면’. 사진제공｜농심 

창립 60주년을 맞은 농심이 대표적으로, 1월 ‘농심라면’ 재출시로 포문을 열었다. 1975년 출시 당시의 레시피를 기반으로 맛과 품질에서 최근 소비자 입맛에 맞게 업그레이드했다. 국산 쌀을 첨가해 쫄깃하고 탄력 있는 면발을, 한우로 얼큰하면서도 시원한 소고기국물 맛을 구현했다. 패키지는 론칭 당시 디자인을 계승했으며, CF 카피 ‘형님 먼저 아우 먼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디자인을 담았다.

회사 측은 “창립 60주년을 맞아 ‘농부의 마음’이라는 농심 사명 의미를 되새기고자 내놓았고, 재출시 3개월 만에 판매량 1000만 봉지를 돌파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며 “과거 농심라면을 기억하는 세대에게 추억을 선물하고, 젊은 세대에게는 복고풍의 새로움을 더한 것이 주효했다”고 했다.

고(故) 이주일이 모델로 등장하는 ‘크레오파트라’ CF 리마스터링 버전. 사진제공｜농심

감자칩 스낵 ‘크레오파트라’의 재출시도 비슷한 맥락이다. 짭짤한 감자칩을 넘어 감자의 풍미와 어울리는 원재료를 조합해 더욱 세련된 맛을 강조한 브랜드다. 1980년 출시 당시 생감자 스낵이라는 콘셉트와 이집트 여왕의 이름을 딴 제품명으로 주목받았다.

2월 ‘크레오파트라 솔트앤올리브’에 이어 19일 ‘크레오파트라 솔트앤김’을 선보인다. 또 고(故) 이주일을 모델로 한 1983년 CF를 리마스터링해 전 세대를 아우르는 감자칩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치토스 체스터쿵의 귀환

롯데웰푸드 ‘치토스 돌아온 체스터쿵’ 새콤달콤 딸기맛. 사진제공｜롯데웰푸드 

약 30년 만에 귀환한 치토스 체스터쿵도 이목을 끈다. 롯데웰푸드가 ‘치토스 돌아온 체스터쿵’ 새콤달콤 딸기맛을 선보인 것. 체스터쿵은 1990년대 중반 출시돼 치토스의 마스코트인 ‘체스터’의 발바닥을 형상화한 독특한 모양과 달콤한 맛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스낵이다. 회사 측은 “최근 2년간 자사 홈페이지를 통한 재출시 요청만 200건이 넘는다”며 “당시 제조설비가 사라진 상황에서, 1년여의 준비과정 끝에 선보이게 됐다”고 했다. 

과거 감성과 현대적인 감각을 조화롭게 담았다. 체스터쿵 특유의 발바닥 모양 옥수수과자와 달콤한 시럽은 그대로 살리면서, 100% 국내산 논산 딸기 과즙 분말을 더해 풍부하고 진한 딸기맛을 구현했다. 

회사 측은 “최근 뉴트로 열풍과 함께 과거의 인기 제품을 현재 감성으로 재해석한 다양한 제품들이 주목받고 있다”며 “향후 고객 의견에 귀 기울이며, 추억과 새로움을 동시에 담은 제품을 꾸준히 선보일 것”이라고 했다.

이밖에도 hy는 최근 자사 SNS를 통해 발효유 제품 ‘슈퍼100’의 귀환을 알렸다. 1988년 첫선을 보인 이래로 2020년 기준 누적 45억 개, 누적 매출액 2조1000억 원을 올린 인기 제품이다. 2021년 ‘떠먹는 MPRO’로 브랜드명을 변경했으나 이목을 끌지 못했고, 6월 복귀 예정이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