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줄 수 없다”는 한울본부… 언론 취재에 불쾌감 드러낸 ‘불통 행정’

한국수력원자력 한울원자력본부 전경. 사진 ㅣ 나영조 기자

공공기관의 소통 책무 외면, 지역사회와 언론계 비판 확산

한국수력원자력 한울원자력본부(이하 한울본부)가 언론사의 정당한 취재 요청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내고 사실상 소통을 차단하는 듯한 태도를 보여 지역사회와 언론계의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다.

공공기관으로서의 기본 책무인 정보 공개와 언론과의 소통을 외면하는 이 같은 행태는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는 중대한 문제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원자력발전소처럼 국민 안전과 직결된 기관일수록 더욱 투명한 운영과 열린 행정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그 우려는 더욱 크다.

본지는 최근 한울본부의 지역협력 사업 실태, 원전 운영 정보, 공공예산의 사용 내역 등을 파악하기 위해 출입 등록을 요청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한울본부의 반응은 기대와는 달랐다. 관계자는 “보도를 부탁한 적 없다”, “광고는 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반복하며 불쾌한 반응을 보였고, 협조를 요청한 기자에게 구체적인 절차 안내는 물론, 기본적인 응대조차 성의 없이 이루어졌다. 심지어 보도자료 제공도 아예 하지 않고 있다.

이후 수차례에 걸쳐 한울본부 홍보 담당 부서에 연락을 시도했으나, “부장이 회의 중이다”, “담당자가 자리를 비웠다”는 등 반복적인 원론 답변만 돌아왔으며, “곧 연락하겠다”는 약속조차 지켜지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끝내 어떠한 공식 답변도 받지 못한 채 취재를 마무리해야 했다.

언론계 안팎에서는 이러한 한울본부의 태도에 대해 “정당한 취재를 회피하고 정보 제공을 의도적으로 차단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일부에서는 한울본부를 둘러싼 안전 문제나 내부 갑질 의혹을 보도한 바 있는 점을 들어, 이번 대응이 ‘보복성 차단’일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지역의 한 언론학 교수는 “공공기관이 언론의 비판에 불편함을 느낄 수는 있어도, 그 때문에 정당한 취재 요청을 무시하거나 회피해서는 안 된다”며 “책임 있는 기관이라면 오히려 언론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오해를 줄이고, 필요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북 울진군 북면에 위치한 한울원자력본부는 국내 최대 규모의 원자력발전소 중 하나로, 국가 전력 수급에 있어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동시에 지역사회와 협력 사업, 사회공헌 활동 등에도 예산을 투입해 오고 있다. 그러나 이번과 같은 불통 행정은 공공기관으로서의 정체성과 책임에 근본적인 의문을 던진다.

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는 “한울본부는 국민의 세금과 신뢰 위에 운영되는 공공기관이다. 언론이 제기하는 질문에 불쾌감을 표하고 공식 입장조차 밝히지 않는 태도는 용납될 수 없다”며 “특히 원전처럼 국민 생명과 직결된 사안에 대해서는 더욱 철저하고 투명한 정보 공개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본지는 향후에도 한울본부의 광고비 및 협찬 예산 집행 내역, 지역 협력 사업 운영 실태, 원전 안전관리 전반에 대해 지속적인 취재를 이어갈 예정이다.

울진 ㅣ나영조 스포츠동아 기자 locald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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