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징계’ 광주에게 임시 면죄부 준 KFA…광주는 ‘부정 선수’ 가능성에도 선수 출전 그대로 ‘정면돌파’

[8면][축구]‘연대기여금 미납 의심’ 광주, FIFA ‘선수등록 금지’ 징계에도 영입 강행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K리그1 광주FC가 지난해 12월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선수 등록 금지’ 징계를 받고도 아무런 제재 없이 겨울이적시장에서 선수 10명을 영입해 이번 시즌 각종 국내·외 대회에 출전시킨 사실이 뒤늦게 확인돼 파문이 일고 있다. K리그에 전례 없는 ‘초대형 사건’이다.

광주는 2023년 1월 아사니(알바니아)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연대기여금 3000달러를 미납했다는 의심을 받는다. 연대기여금은 해외 선수 영입시 발생한 이적료 일부를 해당 선수의 성장에 기여한 클럽 및 학교 등에 지급하는 돈이다.

그런데 광주는 큰 금액도 아닌 연대기여금 납부 업무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 지난해 8월 일부 금액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반환돼 ‘미납 상태’가 됐음에도 사무국 내부 인수인계 과정 오류로 확인하지 않았다. FIFA는 메일로 미납을 안내했으나 회신이 없자 지난해 12월 17일부로 광주에 연대기여금과 지연 이자, 제재금 5000스위스프랑(약 840만 원)을 부과한 한편, ‘선수 영입 금지’ 조치를 내렸다.

놀랍게도 대한축구협회(KFA)도 코미디와 같은 사태에 한 몫 했다. FIFA로부터 공문을 수신했음에도 광주에 전달만 했을 뿐, 정확히 상황을 체크하지 않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과도 전혀 소통이 없었던 사실이 확인됐다. 광주가 정상적인 영입 작업에 나서고 KFA는 그대로 등록 처리했다.

일각에선 광주가 FIFA 제재 이후 영입한 이들은 모두 부정선수라며 이번 시즌 전경기 몰수패를 주장한다. 그러나 KFA는 “고의성 없는 행정 실수”를 강조하며 ‘무자격 선수’로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봤다. 현재 FIFA에 모든 금액을 완납한 뒤 처분을 기다리고 있는 광주는 18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 ‘하나은행 K리그1 2025’ 원정경기에 논란의 일부 선수들을 합류시켰다. 논란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다.

하지만 FIFA와 아시아축구연맹(AFC)의 대응은 별개다. 행정엔 단순 실수라는 건 존재하지 않는다. K리그와 코리아컵은 둘째치고, 광주가 출전한 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 경기에도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당장 산프레체 히로시마(일본)가 전 소속팀에서 징계를 받은 선수를 영입한 뒤 경기에 투입했다가 몰수패 처분을 받았다. 히로시마도 ‘단순 실수’를 주장했으나 AFC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어디까지 파장이 끼칠지는 예측불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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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