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EV9, ‘월드카·북미·유럽 올해의 차’ 싹쓸이한 이유

기아는 전동화 플래그십 SUV EV9을 앞세워 세계 주요 시상식을 석권하며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중심에 섰다. 사진제공｜기아

기아의 전동화 플래그십 SUV ‘EV9’이 2023년 국내 출시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유례없는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2024 세계 올해의 자동차(World Car of the Year)’를 포함해 ‘2024 북미 올해의 유틸리티 차’와 ‘2024 독일 올해의 차’ 등 유럽과 북미 주요 시장을 아우르는 권위 있는 시상식을 모두 석권하며, EV9은 명실상부 ‘글로벌 올해의 차’로 자리매김했다. 이러한 성과의 배경에는 단순히 전동화 SUV라는 제품군에 머물지 않고 디자인·공간·주행 성능·충전 효율·안전성 등 전방위 요소에서 고른 완성도를 확보한 기아의 전략이 있었다.

● 가격 넘어선 기술력
기아 EV9은 럭셔리 브랜드 SUV와의 직접적인 비교 평가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했다. 독일의 유력 자동차 전문 매체 ‘아우토 빌트(Auto Bild)’는 EV9 GT-line과 볼보 EX90 트윈 모터 AWD 모델의 1대1 비교에서 EV9에 승리를 안겼다. EV9은 최고출력은 낮지만 0→100km/h 가속 성능과 실주행 전비에서 모두 앞섰으며, 초급속 충전 속도도 EV9은 24분(10→80%)으로 EX90(32분)보다 빨랐다. 특히 실내 공간 활용성과 적재 용량 측면에서는 EV9의 강점이 더 두드러졌다. 전장은 EX90보다 약간 짧지만 축간거리는 115mm 길어 3열 탑승자와 트렁크 공간 모두에서 우위를 보였으며, 가격은 2만 유로 이상 저렴해 ‘가성비를 뛰어넘은 프리미엄’이라는 찬사를 이끌어냈다.

●세계 3대 디자인상 석권
EV9은 단순히 성능이나 효율성을 넘어 디자인 면에서도 완성도를 인정받았다. 2024년 iF 디자인 어워드 금상，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최우수상’, IDEA 디자인 어워드 금상을 모두 석권하며 세계 3대 디자인상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iF 디자인 어워드는 EV9을 두고 “대형 SUV의 미적 가능성을 재정의했다”고 평가하며, 기아의 디자인 철학 ‘오퍼짓 유나이티드(Opposites United)’를 성공적으로 실현한 대표작으로 지목했다. 디자인은 단순한 외형이 아닌 차량의 전체 가치와 정체성을 보여주는 요소다. EV9은 SUV의 강인함과 미래지향적 전기차의 조형미를 조화롭게 결합함으로써 새로운 전동화 SUV의 기준을 제시했다. 또한 기아 EV9은 주요 대륙의 안전도 평가에서 모두 최고 등급을 받으며, 글로벌 시장 전반에서 탑승자 보호 성능과 구조 안전성까지 입증했다.

● 플랫폼과 상품성의 결합
EV9은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설계된 대형 SUV다. 3열 시트를 갖춘 구조에 맞춰 플랫폼을 최적화했으며, ▲501km 주행가능거리(19인치 휠, 2WD 기준) ▲400V/800V 멀티 초급속 충전 시스템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다양한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을 기본 또는 선택사양으로 제공해 높은 수준의 상품성을 갖췄다. 특히 2열은 6인승 모델에서 독립 시트 적용과 회전 기능이 가능하며，실내 공간은 전통 내연기관 기반 SUV보다 훨씬 넓은 평면 설계를 바탕으로 프리미엄 미니밴에 가까운 활용성을 제공한다.

기아 관계자는 “EV9은 단순한 전기 SUV를 넘어 전동화 전환 시대에 브랜드 정체성과 상품 경쟁력을 동시에 보여준 기념비적인 모델”이라며, “앞으로도 고객 중심의 기술 혁신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지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