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역 아파트의 미분양이 늘어나자 이른바 ‘마피’현상까지 속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포항시 북구 양덕동 아파트 단지 항공사진. 사진제공ㅣ포항 K부동산중개소

포항지역 아파트의 미분양이 늘어나자 이른바 ‘마피’현상까지 속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포항시 북구 양덕동 아파트 단지 항공사진. 사진제공ㅣ포항 K부동산중개소




작년 1만1000여 세대 이어 올해도 4200여 세대 공급 ‘과잉’
내년에도 3000세대 이상 분양 예정…마피·미분양 불가피

포항의 아파트 미분양이 늘어나 이른바 ‘마피’(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의 매도)현상까지 속출하고 있다.

19일 포항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포항지역 아파트 분양이 1만1000여 세대에 이어 올해도 4200여 세대가 공급된다는 것. 또 내년에도 3000세대 이상이 분양될 예정이어서 아파트 공급 과잉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포항지역 아파트 공급 과잉의 배경은 지난 2020년 말 수도권 및 광역시 대부분이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중소도시로 투자 수요가 이동했던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특히 포항은 중소도시 중 비교적 인구 규모가 크고, 근로자 소득수준이 높아 외지 투자자들의 유입이 많았던 점이 또 다른 요인으로 분석된다.

포항지역 부동산 전문가들은 “포항지역의 아파트 시장이 지난 2016년의 조정기와 유사한 흐름을 타고 있다”면서 “공급이 집중된 시점에서 분양이 이를 따라가지 못할경우 미분양 사태는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일부 단지는 기존 거주지역에 인접해 정주여건이 비교적 양호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전체 아파트 분양시장의 흐름은 당분간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포항 모 부동산중개소 K씨는 “포항은 오는 2027년까지 대규모 아파트 여러 곳이 입주가 예고된 상황”이라며 “지난 2024년 공급 물량의 대부분은 읍 지역에 위치해 실수요층의 선호도가 낮았음에도 불구하고 청약 경쟁이 과열, 외지 투자자 유입이 많아지며 일시적인 프리미엄 현상도 일어났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북구 학산동의 ‘학산 한신더휴 엘리트파크’는 총 1455세대 중 미분양 세대가 여전히 남아 마피 매물도 확인되고 있다. 이 아파트는 청약 당시 평균 경쟁률이 0.68대 1에 그치자 시행사 등이 중도금 무이자와 계약금 지원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으나 여전히 분양에 애를 먹고 있다.

또 북구 학잠동 ‘포항자이 더 시턴’은 지난 2022년 분양 당시 평균 경쟁률이 30대 1, 최고 213대 1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현재 일부 세대가 미분양으로 남아 있다. 항구동 ‘포항자이 디오션’ 역시 124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으나 저층 매물은 여전히 미분양 상태다.

남구 대잠동의 ‘힐스테이트 더샵 상생공원’ 1, 2단지도 2024~25년 분양 당시 높은 관심을 받았으나 미계약 세대가 여전히 존재하고 마피 매물도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 아파트 시장의 경우 서울, 수도권 등 대도시와 달리 단기간 분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만큼 거품이 많다는 얘기다. 결국 미분양 해소를 위해서는 인구 유입과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포항ㅣ김명득 스포츠동아 기자 localdk@donga.com


김명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