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중공업, 유럽 전력시장 질주…英·獨·佛·西 전역 수주 확대

효성중공업이 2023년 스코틀랜드에 공급한 초고압변압기.사진제공｜효성중공업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850억 원 규모 초고압변압기 계약을 체결한 효성중공업이 독일, 프랑스, 스페인까지 전력기기 수주를 잇따라 확보하며 서유럽 전력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AI 시대 핵심 인프라인 송전망 투자가 증가하는 가운데, 효성중공업은 까다로운 인증 기준을 요구하는 유럽 주요국에서 잇달아 성과를 내며 글로벌 전력기기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英 스코틀랜드 850억 원 수주
효성중공업은 14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의 송전기업 ‘스코티쉬 파워(Scottish Power)’와 400kV 초고압변압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금액은 약 850억 원 규모로, 이번 변압기는 스코틀랜드 내륙 및 해안의 풍력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을 도심으로 송전하는 데 활용될 예정이다.

스코틀랜드는 전 세계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의 약 3분의 1이 집중된 지역으로, 풍부한 바람자원을 기반으로 신재생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현지 정부는 2045년까지 탄소중립(Net Zero)을 목표로 송전망 및 재생에너지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며, 이번 계약은 이러한 에너지 전환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효성중공업은 2015년 스코틀랜드 시장에 첫 진출한 이래 유지보수 및 제품 공급을 포함한 토털 솔루션 역량을 인정받아 왔다. 특히 2022년부터는 영국 초고압변압기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 서유럽 전역 수주 확대
효성중공업은 독일 송전업체와 국내 기업 최초로 초고압변압기 및 리액터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하며 서유럽 시장의 문을 넓혔다. 프랑스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초 추가 수주에도 성공했으며, 스페인에서도 초고압 전력기기 계약을 체결하는 등 서유럽 전역에서 수주세를 이어가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는 세계적인 전력기기 제조사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기술 선진국으로, 품질 인증 기준이 엄격하고 납기 요구가 까다로운 시장이다. 효성중공업은 2010년부터 유럽시장에 진출해 품질 신뢰도를 높여왔으며, 특히 지난해 프랑스와의 장기공급계약이 주요 레퍼런스로 작용하며 서유럽 전역에서 진입 장벽을 넘어섰다.

조현준 효성 회장은 “유럽 시장에서의 연속 수주는 효성중공업의 기술력과 고객 맞춤형 솔루션 전략이 이룬 성과”라며 “AI 산업 성장과 함께 전력 수요가 폭증하는 시대에 글로벌 핵심 전력기기 공급사로 확실히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효성중공업은 2025년 1분기 기준 약 10조 원의 수주고를 달성하며 유럽, 중동, 아시아, 오세아니아 등 글로벌 전력 인프라 시장에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북미 수요 대응을 위해 미국 멤피스 초고압변압기 공장의 생산능력을 기존 대비 약 2배로 확대할 계획이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