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림이엔씨 사업본부 “정화조이자 오수처리시설”
입주 예정자들 “하수처리 정보 공개하고 대책 내놓아야”
부산 기장군에 건설되는 일광노르웨이숲 아파트에 주민 기피 시설인 하수처리시설이 만들어지는 것으로 알려지며 분양자들 사이에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부산 기장군에 건설되는 일광노르웨이숲 아파트에 주민 기피 시설인 하수처리시설이 만들어지는 것으로 알려지며 분양자들 사이에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부산 기장군에 건설되는 한 아파트에 주민 기피 시설인 하수처리시설이 만들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분양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21일 스포츠동아 취재를 종합하면 일광신도시 인근에 지어지는 ‘일광노르웨이숲오션포레(일광노르웨이숲)’에 하수처리시설이 설치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아파트는 1294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로 지난해 3월 착공해 4월에 분양했다. 입주는 2027년 3월로 예정돼 있다. 시행은 유림종합건설이 코리아신탁에 위탁했고 시공은 유림이앤씨가 맡았다.

일광노르웨이숲은 ‘숲과 바다를 모두 품은 하이엔드 랜드마크’ ‘일광신도시 단 하나뿐인 리조트 라이프’라고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아파트 내에 하수처리시설이 들어서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환경친화적인 이미지가 퇴색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파트 안에 자체 하수처리시설이 조성되는 것은 일광지역 공공하수처리용량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현재 일광하수처리시설 용량은 하루 9000톤이다. 그렇다 보니 신축되는 대단지 아파트의 하수를 추가 처리하기 힘들어 건축 인허가가 날 수가 없었다. 유림이엔씨 측은 “자체 하수처리시설을 짓겠다”며 부산시의 허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파트 내 자체 하수처리시설은 민원 소지가 크다. 악취뿐만 아니라 하수처리시설을 운영하기 위해 인건비, 처리 약물 등 관리비가 추가되는 등 입주민의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취재 결과 기장군 내 대단지 아파트에 자체 하수처리시설이 설치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한 분양자는 “아파트 단지 내에 하수처리시설이 들어선다는 사실은 전혀 몰랐다”면서 “시행사는 하수처리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공개하고 그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유림이엔씨 사업본부 고위 관계자는 해당 시설과 관련해 “정화조이자 오수처리시설”이라고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정화조’는 일반적으로 각 가정의 오수와 분뇨를 모아 생화학적 과정을 통해 정화한 뒤 공공하수처리시설로 보내기 위한 장치”라며 “자체적으로 정화 처리를 하는 곳은 흔치 않다”고 했다.

부산 | 김태현 스포츠동아 기자 localbuk@donga.com


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