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국가대표팀 최고참 서효원은 카타르 도하 2025세계탁구선수권대회 개막을 앞두고 국가대표 은퇴를 예고했다. 20일(한국시간) 레아 라코바츠(크로아티아)와 여자단식 32강에서 게임스코어 2-4로 패해 탈락한 그는 “마지막까지 후회없이 뛰었다”고 은퇴 소감을 밝혔다. 사진제공│대한탁구협회

탁구국가대표팀 최고참 서효원은 카타르 도하 2025세계탁구선수권대회 개막을 앞두고 국가대표 은퇴를 예고했다. 20일(한국시간) 레아 라코바츠(크로아티아)와 여자단식 32강에서 게임스코어 2-4로 패해 탈락한 그는 “마지막까지 후회없이 뛰었다”고 은퇴 소감을 밝혔다. 사진제공│대한탁구협회



“12년간의 국가대표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후회없이 태극마크를 반납하겠다.”

탁구국가대표팀 최고참 서효원(37·한국마사회)이 카타르 도하에서 진행 중인 2025세계탁구선수권대회를 끝으로 태극마크를 내려놨다. 그는 이번 대회를 끝으로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다. 20일(한국시간) 레아 라코바츠(크로아티아)와 여자단식 32강에서 게임스코어 2-4로 패해 탈락했다.

서효원은 “함께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또래 선수들이 모두 은퇴하고 나만 남았다. 외롭기도 했지만 마지막까지 후회없이 뛰었다”고 은퇴 소감을 밝혔다.

평소 덤덤했던 서효원은 라코바츠와 맞대결을 마친 뒤 눈물을 흘렸다. 1996년 초등학교 2학년 시절 라켓을 잡은 이래로 그동안 코트 위에서 느낀 희로애락이 모두 떠올랐기 때문이다. 소속팀 한국마사회에서 다음달까지 현역생활을 이어갈 예정이나, 선수생활의 끝이 보인다는 생각에 지금도 감정이 복잡하다.

서효원은 “최선을 다했고 가진 기술을 후회없이 다 썼는데도 눈물이 났다”고 은퇴경기를 돌아봤다. 이어 “학창시절 두각을 보이지 못해 청소년국가대표가 된 적도 없고, 2013년이 돼서야 태극마크를 겨우 달았다. 지난 30년동안 잘 버텼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서효원은 이제 ‘다음’이 없다는 사실이 어색하다. 그동안 매 경기를 복기하고, 단점을 보완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기 때문이다. 무릎, 손가락, 손목 부상을 안고 있지만, 더이상 코트에 설 일이 없다는 생각에 허무함도 느낀다.

그러나 이젠 후배들의 시간이 시작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효원은 수비형 선수인 반은정(미래에셋증권), 이승은(대한항공) 등 후배들이 자신과 김경아, 박미영 등 명품 수비수들의 계보를 잇길 기대한다.

가족들을 향한 감사함도 빼놓지 않았다. 서효원은 “그동안 탁구에만 전념하다보니 가족들과 추억이 없었다.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출전을 앞두고 아버지께서 돌아가신 뒤, 많은 후회를 했다”며 “아버지께서 지금 곁에 계셨으면 ‘탁구 그만하고 결혼해라’고 말씀하셨을 것 같다. 사실 결혼보다는 탁구를 더 좋아했기 때문에, 은퇴 후에도 탁구계에 종사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끝으로 그는 “팬들은 내게 코치이자 큰 힘이었다. 지지 덕분에 높은 자존감을 갖고 자신있게 뛸 수 있어 감사했다”고 작별인사를 전했다.


도하(카타르)│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