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트디즈니코리아컴퍼니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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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움의 한 줄
구독은 하나, 왕좌도 하나… 넷플릭스, 뒤를 조심해라.
디즈니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무빙’, ‘킬러들의 쇼핑몰’에 이어 ‘현혹’, ‘북극성’, ‘조각도시’까지… 2025년 하반기 라인업이 공개되면서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OTT 시장에서 후발주자였던 디즈니 플러스가 넷플릭스의 장기집권 구도를 깨뜨릴 수 있을까?

국내 시장에서 디즈니 플러스는 그간 토종 OTT는 물론 넷플릭스에도 밀리며 고전해 왔다. 하지만 상황은 달라지고 있다. 2023년과 2024년 2년 연속으로 디즈니 플러스 글로벌 로컬 오리지널 시청 상위 15개 중 9개가 한국 작품이었다. 이는 단순한 콘텐츠가 아니라 ‘전략’의 결과다.
● 넷플릭스 천하, 균열이 시작됐다
5월 23일, 서울 강남구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본사에서 열린 오픈하우스 행사에서 디즈니는 로컬 시장 공략을 위한 본격적인 전략을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디즈니 플러스는 ‘텐트폴’, ‘엄선된 셀렉션’, ‘프랜차이즈 시리즈’, ‘새로운 기회’라는 네 가지 전략 키워드를 제시했다.

디즈니 플러스의 최연우 콘텐츠 총괄은 “더 넓은 장르 스펙트럼과 실험적 포맷을 아우르는 콘텐츠로 전 세계 시청자와의 연결을 확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K-콘텐츠 수입’이 아니라 디즈니형 K-콘텐츠 설계의 시작이다.
● 디즈니가 내세운 4가지 맞불 전략
텐트폴 전략은 시작에 불과하다. 디즈니는 IP 중심의 장기전을 꺼내 들었다. 유정훈 메리크리스마스 대표는 “영화와 드라마의 경계가 사라지고, 크리에이터들이 자신의 세계관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이 OTT 덕분에 열렸다”고 평가했다. 그는 영화 제작자에서 드라마 제작자로 전향해 디즈니 플러스 ‘킬러들의 쇼핑몰’을 완성했다.

김원국 하이브미디어코프 대표는 “이제 스트리밍 중심의 콘텐츠 기획이 필수”라며, “디즈니의 전폭적 지원으로 만든 ‘메이드 인 코리아’가 공개되면 판도가 바뀔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디즈니의 전략은 콘텐츠만이 아니다. 그들은 세계관을 기획하고, 장기적인 브랜드로 키워내는 ‘확장성’을 핵심으로 삼는다. 넷플릭스가 시청률 전쟁을 할 때, 디즈니는 IP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 K-콘텐츠, 글로벌 OTT의 심장으로
콘텐츠 생태계는 바뀌었다. 시청자는 플랫폼이 아니라 이야기에 반응한다. 그리고 한국 콘텐츠는 그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가장 뜨거운 생산지다.
디즈니는 이미 100년 된 콘텐츠 기업이다. 그리고 그 ‘전통’에 한국의 ‘동력’을 얹고 있다.

넷플릭스가 여전히 선두를 달리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OTT 시장은 속도전이 아니라 내구성의 싸움이다. 디즈니는 K-콘텐츠를 텐트폴로 세우고, 그것을 IP로 확장하며, 콘텐츠가 아닌 ‘세계관’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이제 중요한 건 한 줄이다. 누가 이야기의 중심이 될 것인가.
2025년, 넷플릭스는 긴장 좀 해야 할 것 같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