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에스텐펠트 포르쉐 차징 라운지에서 충전중인 타이칸 GTS.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독일 에스텐펠트 포르쉐 차징 라운지에서 충전중인 타이칸 GTS.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전기차 시대, 충전소는 단순한 ‘스톱오버(Stopover)’가 아니다. 포르쉐는 자동차가 머무는 순간조차 브랜드 철학이 투영되는 공간으로 진화시켜 나가고 있다. 독일 에스텐펠트(Estenfeld)에 위치한 포르쉐 차징 라운지는 단순한 전기차 충전소를 넘어, 브랜드의 감성과 지속가능성을 실현하는 프리미엄 공간이다. 기자는 이곳에서 타이칸 GTS를 충전하며, 커피 한 잔의 여유로 충전이 완료되는 인상적인 경험을 했다.
포르쉐는 독일 전역에 독립형 전기차 충전 거점인 ‘차징 라운지(Charging Lounge)’를 확대하고 있다. 에스텐펠트 라운지는 빙겐 암 라인,잉골슈타트,함부르크,레온베르크 등에 이어 구축된 대표 거점 중 하나다. 고속도로와 인접한 지리적 이점과 함께, 포르쉐의 전동화 철학이 집약된 디자인과 기능이 결합된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독일 에스텐펠트 포르쉐 차징 라운지.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독일 에스텐펠트 포르쉐 차징 라운지.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18분이면 충분하다…감성과 속도의 조화
기자가 시승 중이던 2025년형 타이칸 GTS는 에스텐펠트 라운지의 400kW급 DC 초급속 충전기를 통해 단 18분 만에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충전됐다. 마이 포르쉐(My Porsche) 앱과 연동된 차량은 번호판을 인식해 차단기가 자동으로 열리고, 실내 주차 공간으로 자연스럽게 진입할 수 있다. 충전은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하며, 라운지 내부에서는 다양한 편의 서비스가 제공된다.

충전하는 동안 라운지에 들어서자마자 느껴진 건 ‘조용한 고급스러움’이었다. 무채색 톤의 벽면, 우드 패널 가구, 잔잔하게 흐르는 사운드, 그리고 전기차 오너를 위한 무인 바리스타 커피 머신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아메리카노 한 잔을 받고, 노트북을 펼쳐 이메일을 확인하고 커피를 마시며 잠시 숨을 고르는 사이 충전은 끝나 있었다.

●지속가능한 구조…포르쉐의 미래 전략
에스텐펠트 라운지에는 포르쉐가 스튜디오 F.A. 포르쉐와 협업해 개발한 모듈형 디자인 콘셉트가 적용돼 있다. 기초 구조물은 콘크리트지만, 주요 외벽은 재생 강철, 스테인리스, 목재, 석재로 마감됐다. 모든 자재는 바덴-뷔르템베르크 지역의 재생 에너지 기반 협력사에서 공급된다.

포르쉐 차징 라운지는 단순한 휴게 공간을 넘어 하나의 에너지 최적화 구조물이다. 지붕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은 내부 조명 및 디스플레이 운영 전력을 일부 공급하며,냉난방 시스템은 히트펌프 기반으로 효율성과 친환경을 동시에 실현한다. 특히, 디지털 빌딩 매니지먼트 시스템이 실시간으로 이용자 수와 실내외 기온 등을 분석해 에너지 사용을 조절한다.

독일 에스텐펠트 포르쉐 차징 라운지.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독일 에스텐펠트 포르쉐 차징 라운지.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브랜드 경험으로 확장되는 충전의 시간
포르쉐 차징 라운지는 단순히 ‘충전’이라는 물리적 행위를 브랜드 경험으로 확장한다. 주차부터 입장, 충전, 결제, 라운지 이용까지 전 과정이 하나의 디자인 언어로 통합돼 있다. 모든 시스템은 PCM(포르쉐 커뮤니케이션 매니지먼트) 또는 마이 포르쉐 앱에서 직관적으로 연동되며, 포르쉐 ID를 통해 차량 등록 정보가 저장된 경우 별도 입력 없이 자동 인증이 가능하다.

기자는 이곳에서 느낀 짧은 18분의 시간이 단순한 충전 대기가 아닌 ‘포르쉐 오너십의 한 장면’처럼 다가왔다.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고, 차량 밖에서 사진 한 장을 남기고, 브랜드의 전동화 철학을 다시금 곱씹는 경험. 그것이 포르쉐가 제공하는 전기차 충전의 본질이다.

앞으로 전기차 시대의 경쟁은 단순한 출력과 주행거리를 넘어, ‘충전 경험’ 그 자체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에스텐펠트 차징 라운지에서의 짧은 체류는, 그 변화의 선두에 포르쉐가 서 있다는 것을 체감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에스텐펠트(독일)|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