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탁구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25세계선수권대회에서 신유빈(오른쪽)-유한나(왼쪽)의 여자복식 동메달, 신유빈-임종훈의 혼합복식 동메달로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세계탁구가 상향평준화된 까닭에 안주할 틈 없이 계속 정진해야 한다. 사진제공│대한탁구협회

한국탁구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25세계선수권대회에서 신유빈(오른쪽)-유한나(왼쪽)의 여자복식 동메달, 신유빈-임종훈의 혼합복식 동메달로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세계탁구가 상향평준화된 까닭에 안주할 틈 없이 계속 정진해야 한다. 사진제공│대한탁구협회



한국탁구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25세계선수권대회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세대교체 과도기 속에도 동메달 2개(여자복식·혼합복식)를 따내며 국제경쟁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과제도 남겼다. 세계탁구가 상향평준화 되면서 복병이 늘어났다. 생활체육 수준에 그쳤던 중동에서 괜찮은 복식 조가 나오기 시작했다. 유럽에선 프랑스가 신흥 강호로 떠올랐고, 독일과 스웨덴도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일본과 대만도 세계최강 중국과 격차를 좁혔다.

복병들의 기세에 중국도 놀랐다. 중국은 지난해 2024파리올림픽 이후 남자부 마룽과 판젠동, 여자부 천멍이 대표팀에서 물러나면서 멤버 변화가 컸다. 대신 남자부 린스둥(세계랭킹 1위)과 여자부 콰이만(5위) 등 새 얼굴들이 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이들이 기존의 남자부 왕추친, 여자부 쑨잉샤와 왕만위 등만큼의 기량을 보이지 못했다.

중국은 남자복식에서 린스둥-린가오위안(7위)이 8강에서 린윤주-가오정지(대만·11위)에 덜미를 잡혀 메달리스트를 배출하지 못했다. 혼합복식에서도 린스동-콰이만(1위)이 8강에서 요시무라 마하루-오도 사쓰키(일본·21위)에 패했다. 트룰스 뫼레고르(스웨덴·7위), 휴고 칼데라노(브라질·3위) 등 유럽과 남미의 톱랭커들도 중국의 아성을 위협했다.

한국은 이변의 희생양이 되기도 했고, 이변을 일으키기도 했다. 남자복식 메달리스트 후보 임종훈-안재현(이상 한국거래소·10위)이 2라운드(32강)에서 모하메드 엘베이알리-유세프 압델라지즈(이집트·26위)에 패해 조기에 짐을 쌌다.

반대로 이은혜-김나영(103위)이 여자복식 16강에서 정이징-리유준(대만·7위)을 잡았고, 안재현(17위)이 남자단식 16강에서 파리올림픽 동메달리스트 펠릭스 르브런(프랑스·6위)을 꺾었다. 여자복식 신유빈(대한항공)-유한나(포스코인터내셔널·30위)도 8강에서 오도 사쓰키-요코이 사쿠라(일본·1위)을 잡는 기염을 토했다. 누가 누구를 이겨도 이상할 게 없는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했다.

이럴 때일수록 기본기, 세계탁구 트렌드에 맞는 전략수립, 최상의 복식 조합 마련 등이 필요하다. 오상은 남자대표팀 감독과 석은미 여자대표팀 감독은 이미 도하대회 이후 훈련 계획을 짜뒀다. 오 감독은 남자부 선수들의 라켓 컨트롤과 수비 등 기술 위주의 훈련을 구상하고 있다. 석 감독은 포핸드 공격 위주의 빠른 탁구를 계속 입히겠다고 예고했다.


도하(카타르)│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